국민의힘이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최대 30%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도체 특성화 고교를 추가 지정해 현장 인력도 양성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 특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법안’을 4일 발의한다고 2일 발표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과 국가첨단전략산업강화 특별조치법 개정안 두 건을 묶은 법안이다. 반도체산업 규제·세제 완화 및 인재 양성이 골자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6~16%인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시설투자의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로 확대한다. 해당 과세연도 투자 금액이 직전 3년간 연평균 투자 규모 등을 초과할 경우 5%포인트를 추가 공제해주기로 했다. 세액공제 기한은 2030년으로 연장한다.

개정안은 또 기업의 반도체 계약학과 운영비를 연구인력 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했다. 기업이 반도체 관련 기구나 설비를 대학 등에 무상으로 기증할 땐 10%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해준다.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단지 조성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담겼다. 기존에는 지정·해제 권한만 있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위원회가 단지 조성 단계부터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반도체 특성화 고교도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 특위 관계자는 “고급 인력도 중요하지만 전국에 현장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특성화 고교 중 반도체산업과 협력할 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위는 이날 국회 차원의 상설 특위 및 범부처 컨트롤타워 설치를 촉구했다. 여야 의원 300명을 상대로 입법을 촉구하는 친서도 전달했다. 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반도체산업이 지속적인 지원 속에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에 적극 참여해달라”며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다만 특위가 제시한 수치대로 세액공제 혜택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대기업 세액공제율을 8~12%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특위안(20%)의 절반 수준이다. 대기업의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30%로 확대하는 법안(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양 의원은 이에 대해 “특위위원들과 각 부처 의견을 충분히 들어 법안에 담는 내용을 협의했다”면서도 “기획재정부가 최종적으로 재원을 보고한 뒤 소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