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민의힘이 최고위원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의결했지만 절차와 각론에선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비대위 성격을 ‘관리형’으로 할지, ‘혁신형’으로 할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는 비대위를 징검다리 삼아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리형 비대위’를 구성해 오는 9월 전당대회까지 1개월 정도 당을 관리하는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과 최근 연대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당의 지도체제와 리더십을 정상화시키는 게 급선무”라며 “이번 비대위는 빠른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그런 형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윤(비윤석열)계에서는 앞으로 5개월가량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 수 있는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지방선거 직후 이준석 대표가 시동을 건 당 혁신을 지속할 ‘혁신형 비대위’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해진 의원은 “(이 대표가 복귀하는) 1월 8일까지 존속할 수 있는 비대위가 필요하다”며 “새로 구성되는 비대위는 지금 지도부보다 훨씬 더 유능해야 하며 문제 해결능력 및 혁신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성격에 따라 비대위원장의 얼굴도 달라질 전망이다. 관리형으로 꾸려질 경우에는 정진석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주호영, 정우택, 조경태 의원 등 당내 중진이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혁신형으로 방향을 잡게 되면 당 외부 인사를 수혈할 수도 있다.

다만 임기가 짧게는 1개월, 길어야 5개월에 불과한 데다 정권 초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도 쉽지 않아 대부분 인사들이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