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 밤 대만에 도착했다고 대만 TVBS 방송 등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의 반발 속에 대만행을 강행했다.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는 이날 밤 10시45분께(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착륙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은 것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이다.

대만 언론은 펠로시 의장이 타이베이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 숙박한 후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하고 입법원(의회), 인권박물관 등을 방문할 것을 관측했다. 같은 날 오후 4~5시께 출국할 것이란 전망이다.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학생 지도자였던 우얼카이시 등 반중 인사와의 만남이 예정됐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이 흘러나온 후부터 미국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항공모함도 출격시켰다. 중국은 이날 미군이 남중국해에 있던 로널드레이건호를 포함한 함정 4척을 대만 동쪽 바다로 이동시키자 랴오닝함과 산둥함을 각각 대만 북쪽과 서쪽 해역에 배치하며 맞불을 놨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미국이 대만 문제에서 신의를 저버리고 멸시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신용을 더욱 파탄나게 할 뿐"이라며 "(미국은) 평화의 파괴자"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이날 오후 10시 25분께 중국군 su-35 전투기가 대만해협을 건너고 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의 군사적 대응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