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당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체의 공감대 없이 비대위 설치를 강행할 경우 당은 더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반기를 들었다.

최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국민의 눈에는 당권 다툼으로 보일 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의 말실수와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가 담긴 텔레그램 유출로 원내대표의 지도력이 약화된 상황은 당사자가 책임 지면 되는 것이지, 그 자체를 비상 상황이라고 볼 순 없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로 인해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를 대행하는 것은 당헌을 통해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인 만큼, 권 원내대표의 업무가 과중하더라도 그 자체를 비상 상황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최 의원의 해석이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뿐만 아니라 원내대표직 사퇴까지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의원은 최고위원 줄사퇴로 인해 현 상황이 비대위 출범 요건인 '최고위원회의 기능 상실'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현재 8인의 최고위원 중 3인의 사퇴로 4명의 최고위원만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30일 이내에 전국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할 수 있으므로 비대위 출범 요건인 최고위원회의 기능 상실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더욱이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로 비상 상황을 야기해 언제든 자의적으로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당원민주주의에도 반하는 일"이라며 "당대표의 거취는 앞으로 있을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권 다툼할 때가 아니라 당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스로 혁신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