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다누리 발사 전 최종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이 다누리 발사 전 최종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공상과학(SF)영화 ‘에일리언’ 시리즈에선 지구 밖 행성에서 외계생물의 습격을 받는 인간 모습이 나온다. 만약 우주 인터넷이 가능해 이런 위기 상황을 지구에 실시간 중계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같은 우주 인터넷 기술을 검증할 탑재체가 5일 발사되는 다누리에 실린다.

다누리 안에 들어가는 탑재체는 총 6개다. 이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달 영구음영지역 촬영용 카메라 섀도캠 1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를 국내 기업 40곳과 대학 13곳 등 산·학·연 59곳이 만들었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광시야 편광 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인터넷 시험 장비다.

우주인터넷 시험장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을 총괄했다. 지구와 다누리 간 우주인터넷 통신으로 메시지, 파일, 실시간 동영상 전송 등의 임무를 맡는다. ETRI는 우주데이터를 다루는 국제기구인 CCSDS 표준에 따라 우주인터넷을 개발했다. 2030년께 발사할 한국형 달 착륙선 및 로버와 한국 간 통신에도 이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을 주도한 고해상도 카메라는 폭 10㎞에 이르는 지역 관측이 가능하다. 달 착륙선이 안착할 지역을 물색하는 역할도 맡았다. 광검출기를 제외한 반사경, 렌즈 등 주요 부품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했다. 한화시스템(전원 공급 유닛), 데크항공(고안정구조체), 그린광학(렌즈 모듈), 이엘엠(열제어부, 정전기 방지 스크린), i3시스템스(전자모듈) 등 기업이 고해상도 카메라 개발에 참여했다.

광시야 편광 카메라는 달 표면 마그마 분출 이유 등에 대해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티타늄 지도’ 작성 임무를 맡았다. 대기가 없는 달 표면의 우주풍화 현상에 대한 비밀도 찾는다. 편광 영상을 토대로 달 표토 입자크기 분포 지도를 그려 작은 운석 충돌, 태양풍, 고에너지 우주방사선 등에 의해 풍화가 일어나는 과정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광시야 편광 카메라 개발을 주도하고 샛별(광학계), 미래기술(열해석) 등 기업이 참여했다. 자기장 센서, 액추에이터 등으로 구성된 달 자기장 측정기는 센서피아, 라컴텍 등 업체와 경희대가 개발했다.

다누리 본체는 지난 6월 성공적으로 발사된 누리호 주역 기업들이 개발을 주도했다. 한화가 추진시스템을 제작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구조체 시험제작, 조립시험 등을 지원했다. AP위성은 에비오닉스(탑재 컴퓨터) 등을 개발했다. 이 밖에 큐니온(통신분배장치), 아이원스(상태정보 인터페이스), 모루기술(열제어부 온도센서), 비앤씨텍(배터리 유지보수 장치) 등 10여 개 기업이 본체 개발에 힘을 보탰다.

2030년께 누리호(KSLV-2) 후속 차세대 발사체(KSLV-3)로 발사할 달 착륙선 선행 개발도 이미 시작됐다. 현대로템이 로버 구동부를 설계하고 있다. 에이스시스템즈, 에스이앤티 등이 로버의 동력원으로 쓸 원자력 전지를 개발 중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