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하되 노골적 대중국 견제는 지양해야"
안보전략硏 "美中 긴장에 한반도 주변 군사충돌 가능성 커져"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향후 한반도 인근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이성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아태지역에서 미중의 군사력 비교와 시사점: 대만해협 위기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중 갈등이 심해질 때마다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 해공역에서 군사 활동을 늘려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빈번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진입이다.

카디즈 침범의 주체는 중국 단독에서 중국과 러시아 연합으로, 규모 역시 정찰기 위주에서 다수의 전투기·정찰기·폭격기 혼합편대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책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대중 세력 균형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에 ▲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 미사일 방어 체계 동참 ▲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 참여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반대로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 완화를 위해 한국에 균형적 자세를 취하도록 설득하고 강압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이 한미동맹 강화로 중국의 동맹 이완 시도와 군사적 강압을 차단하되, 노골적인 대중국 견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카디즈 진입을 반복할 경우 한미 연합 대응이나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시사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군사적으로는 '한국형' 반접근·지역거부(A2/AD, 적의 접근 또는 육해공 지역 점령을 차단하는 개념)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비대칭 전략과 무기 체계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변국 위협에 대응함과 동시에 북핵 미사일 위협의 억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 지대함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한반도 방위권 내 주변국의 군사적 접근을 거부하는 방안 ▲ 수상함과 재래식 잠수함을 이용해 다중 차단선을 형성하는 방안 ▲ 핵잠수함, 지대지미사일, 스텔스 전투기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가능하다고 봤다.

안보전략硏 "美中 긴장에 한반도 주변 군사충돌 가능성 커져"
한편 이 책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의 군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미국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만해협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로 한정하면 미국은 원거리에 위치해 불리한 반면, 중국은 본토에서 약 750㎞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거리여서 지형적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1996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미사일 전력에서 열세였던 중국이 꾸준히 전력을 강화해 대만 시나리오에서는 상대적 우세로 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