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은 주식 선물을 활용해 삼성전자에 대한 실질적 투자 비중을 30% 안팎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의 운용전략을 재편했다고 3일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펀드에 담을 수 있는 삼성전자 주식은 유가증권 시장 총액 가운데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21.5%였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순자산의 10% 이내에서 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특정 종목에 대한 실질적 투자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삼성전자 비중을 추가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는 정보기술(IT), 금융, 미디어·서비스, 산업재, 바이오, 서비스 등 13개 업종에 두루 분포한 삼성그룹 16개 종목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IT(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금융(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미디어서비스(제일기획, 호텔신라, 에스원), 산업재(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서비스(멀티캠퍼스)에 투자한다.

이번 운용전략 재편 전에는 삼성그룹주 16개 종목을 모두 펀드에 편입했지만 앞으로는 시기별로 상대적 투자 매력이 낮은 종목은 편입하지 않을 수 있다. 액티브 펀드의 강점인 정성적·정량적 펀더멘털 분석에 따라 전략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설정된 삼성그룹주펀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는 장기간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내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 1호(C5)'는 2004년 11월 설정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의 361.2%의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TR지수 상승률(300.5%)를 60%포인트가량 웃돌았다.

한국투자삼성그룹펀드는 특히 급락 후 반등장에서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급락 후 반등장이 펼쳐졌던 2008년~2011년, 미국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시장이 조정받다 반등한 2016년~2018년이 대표적이다. 삼성그룹주펀드 성과는 국내증시 전체의 성과를 대변하는 코스피지수 대비 높았고, 삼성전자 주식을 더 보유할 경우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펀드 재편과 함께 운용역도 보강했다. 주식운용본부 리서치팀에서 5년여간 삼성그룹 관련주를 조사·분석한 최원준 책임이 기존 책임운용역 김효찬 수석과 함께 이 펀드를 공동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