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사진 = 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제주 서귀포시에서 하천에 농약 희석액 200여 리터를 투기한 70대 남성이 입건됐다.

3일 제주도자치경찰단은 하천에 농약 희석액을 유입시킨 혐의(물환경보전법 위반)로 70대 남성 A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감귤 농사를 하는 A 씨는 지난 2일 감귤나무 방제 작업을 마친 뒤 남은 농약에 지하수를 섞어 지대가 높은 곳에서 흘려보내 서귀포시 안덕면 창고천으로 유입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치 경찰은 A 씨가 장마 이후 하천에 물이 불어난 점을 악용해 남은 농약을 처리하고자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다른 농업인들도 똑같은 방법으로 농약을 버린다"고 둘러댔다. 현장 확인 결과 하천은 이미 농약이 유입돼 혼탁해진 상태였으며, 유속이 약한 지점에는 농약이 침전돼있기도 했다.

특히 창고천 하류에는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등 학술 가치가 높고 천연기념물인 원앙 서식지로 유명한 안덕계곡이 있어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다.

전용식 서귀포자치경찰대장은 "천혜의 제주 환경을 지키기 위해 농약 관리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장마 이후 농작물 방제 철을 맞아 하천 내 농약 투기 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