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중국 기업들의 매출 총합이 미국을 역대 처음으로 제쳤다. 1995년 포춘이 집계를 시작한 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포춘이 공개한 ‘글로벌 500’에 따르면 500대 기업의 총매출 중 중국(홍콩 포함) 기업들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미국(30%)을 뛰어넘었다. 포춘은 매년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직전 회계연도 매출을 바탕으로 500대 기업을 선정한다.

순위에 포함된 기업 수는 중국이 미국을 3년째 제쳤다. CBS에 따르면 이번에 순위에 오른 기업 500곳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 기업 수는 136개로 미국(124개)보다 12개 많았다. 지난해 글로벌 500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135개, 미국 기업은 122개로 모두 소폭 늘었다. 3위는 일본으로 47개 기업을 순위에 올렸다.

다만 1·2위 기업은 미국의 차지였다. 1위 기업은 월마트로 9년째 자리를 지켰다. 직전 회계연도 연간 매출은 5727억5400만달러(약 751조원)이다. 2위는 아마존으로 연간 4698억2200만달러(약 617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5위는 중국 기업들이다. 중국 최대 전력회사 국가전력망공사(State Grid), 국영 에너지 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와 시노펙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애플, 폭스바겐, 중국건축정공사(CSCE), CVS헬스 순이었다.



포춘코리아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전년(15개)보다 1개 늘어난 16개 기업이 포함됐다. 한국 기업 중 1위는 삼성전자로 18위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3계단 내려갔다. 현대차도 전년 89위에서 올해 92위로 9계단 떨어졌다. SK는 12계단 올라 11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외 LG전자와 포스코홀딩스, 기아, 한국전력, 한화, LG화학, SK하이닉스 등이 글로벌500에 포함됐다.

포춘에 따르면 글로벌 500대 기업의 총 매출이 37조8000억달러(약 4경9544조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포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등한 기업들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