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챔피언십 관람하고 '몽트뢰'서 퀸 음악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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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크랑 시르 시에르 GC
오메가 마스터스 열리는
120년 명문클럽
에비앙 리조트 GC
물의 도시에 둘러싸인
천국의 코스
크랑 시르 시에르 GC
오메가 마스터스 열리는
120년 명문클럽
에비앙 리조트 GC
물의 도시에 둘러싸인
천국의 코스

크랑 시르 시에르 GC는 1906년 개장했다. 12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대회가 열리는 코스인 플랜 브라모이스(18홀) 코스와 잭 니클라우스(9홀) 코스로 구성돼 있다. 알프스 산맥 바로 아래 있음에도 코스는 평탄한 편이다. 페어웨이 양쪽엔 스위스 특유의 커다란 전나무가 무성하게 줄지어 서 있다.

레만호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스위스 최고의 와이너리로 꼽히는 라보 포도원과 조우하게 된다. 800ha에 달하는 계단식 포도 경작지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시옹성은 레만호숫가의 제방 바위 위에 있다. 물 위에 떠 있는 듯 신비로운 모습에 매년 약 35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오는 역사적인 건축물이다. 이곳엔 14세기부터 내려오는 벽화와 지하의 둥근 아치, 연회장 및 침실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시옹성 전체 건물은 2개의 원형 벽으로 둘러싸인 25채의 건물과 3개의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보다 짧은 산책로로는 찰리 채플린이 사랑한 브베이를 추천한다. 호숫가를 산책한 뒤 레만호숫가의 국제적 휴양지인 로잔 시내 투어로 하루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다.
설산과 호수가 둘러싼 유럽 최고 럭셔리 리조트
유람선 타고 가야 제맛
이제 여정은 마지막 골프장으로 향한다. 물의 성지로 불리는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이다. 차로 이동해도 좋지만 에비앙에 입성하려면 레만호의 유람선을 타고 가야 제맛이다. 에비앙 리조트 GC는 2015년에 월드 럭셔리 호텔 어워즈가 ‘유럽 최고의 럭셔리 골프 리조트’로 선정할 정도로 고급스러움 그 자체다.첫 홀로 가는 길목의 정면에는 알프스의 고봉이, 오른쪽으로는 그림같이 조용한 레만호가 내려다보인다. 코스에는 골프장의 유구한 역사를 과시하는 듯 아름드리 나무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1904년에 9홀이 개장됐고, 1922년 나머지 9홀이 완성됐다고 한다. 18홀(파72·6344야드) 규모로 1988년 미국 골프협회에 의뢰해 미국의 골프 코스 건축가인 카벨 B 로빈슨의 도움으로 리노베이션했다.
2013년에 LPGA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면서 에비앙 리조트 GC의 주인장은 코스에 새로운 변화를 줬다. 미국의 건축가인 제러미 슬래서, 스티브 스마이어스, 데이브 샘슨 등의 많은 코스 설계가가 대거 참여해 난도를 높였다. 이곳 주인장의 딸은 EPGA에서 뛰는 현역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골프에 대한 애정이 깊다.
에비앙 리조트의 골프 코스는 새로운 코스로 변신하면서 후반 15번 홀부터 18번 홀까지의 난도를 높였다. 극적인 승부를 연출해내기 위해서다. 그래서 마지막 4개 홀은 ‘에비앙 퍼즐’이라고 불린다. 에비앙 골프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은 산악형이다. 장타자보다는 정확한 샷이 요구되는 코스로 유명하다.

그뤼에르 치즈를 맛보는 순간, 지금껏 한국에서 먹어왔던 치즈에 대한 경험치는 모두 삭제될 게 분명하다. 이곳의 치즈는 특유의 우유 발효가 만들어낸 강한 향에 과일향과 헤이즐넛향 등 다양한 풍미가 모두 들어 있다.
마지막 여행지는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 베른이다. 스위스 연방정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레강을 따라 식물원, 데흘횔츠리 동물원과 오래된 마테 구역을 둘러보는 코스다. 곰은 베른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곰 공원을 들러 곰들이 당근을 먹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베른에서 꼭 해야 할 일로 꼽힌다. 중세적 분위기의 베른은 많은 분수, 사암으로 지어진 아케이드, 좁은 길, 역사적인 탑 등이 있어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부티크, 바, 카바레(저녁에 공연하는 쇼) 및 아치형의 창고와 작은 거리에 있는 카페 등이 있는 구시가지는 늘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베른의 도심을 걷고 있으면 여행자들의 경쾌한 소음 속에서 한 가지 생각이 불현듯 떠오를 것이다. 알프스 영봉을 향해 하늘 높이 날아가던 나만의 골프공. 이미 당신의 뇌리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추억이 새겨졌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