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협 수위 엄중한 상황에 우려…국제협력 및 외교적 대화"
김의장 "양측,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의 발전 뒷받침"
펠로시 "양국관계 특별"…IPEF 등 거론 "한국 의견 경청"
내년 한미동맹 70주년 맞아 '기념 결의안' 채택 적극 추진
한미의장 회담…"확장된 억제력으로 양국정부 '北비핵화' 지원"(종합2보)
한미 국회의장은 4일 회담을 갖고 양국의 전략적 동맹 강화와 양국 정부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회담을 한 뒤 진행한 공동 언론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한미 동맹이 군사 안보, 경제, 기술 동맹으로 확대되는 데 주목하며 포괄적인 글로벌 동맹으로의 발전을 의회 차원에서 강력히 뒷받침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진지하게 협의했다"며 "동맹 발전에 대한 양국 국민의 기대를 담아 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했다"며 "양측은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가는 엄중한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우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의장 취임 이후 혈맹국의 의회 지도자를 외국의 첫 국회의장으로 맞이하게 돼 반갑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새 정부 출범 직후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펠로시 의장이 연달아 방문한 것은 한미관계에 있어서 상징적이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시급한 상황에서 안보상의 위기로 시작된 (한미) 관계가 따뜻한 우호 관계로 변했다"며 "경제와 안보, 거버넌스의 의회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이니셔티브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대한 논의를 했다"며 "우리는 협력을 통해 모든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동시에 한국의 의견을 경청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의 관계는 굉장히 특별하다.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며 의회의 관계도 강화하겠다"며 "공동의 가치와 코로나19 팬데믹을 이겨내는 것, 지구를 구하는 것 등 이야기할 것이 많고 기회도 많다.

국가 정상만이 아니라 의회 간 협력으로도 이를 증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오전 11시 55분부터 1시간 10여분간 진행됐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주로 경제·안보 협력과 관련한 주제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국 측은 미 의회가 통과시킨 인프라법과 반도체 및 과학 지원법 등과 관련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미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미국 측 대표단에서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양측은 첨단 기술 및 공급망 협력 등을 뒷받침하기 위한 비자쿼터 입법 방안, 한인 입양인의 시민권 부여, '김치의 날'을 지정하기 위한 김치 결의안, 베트남전 참전 미주 한인에 대한 의료 지원법 등을 논의하며 의회 간의 협력을 다짐했다.

양측은 언론 발표를 마친 뒤 국회 사랑재로 이동해 오후 2시 30분까지 약 1시간 동안 오찬을 했다.

오찬 역시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이어졌으며, 김 의장과 펠로시 의장의 주도로 서로 소개하고 덕담을 나누는 위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과 오찬에는 국민의힘 권성동·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배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외통위원장) 윤상현 의원, 민주당에서는 김상희 이원욱 이재정 의원이 참석했다.

미국 대표단으로는 그레고리 믹스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마크 타카노 하원 재향군인위원장, 수전 델베네·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연방하원의원, 한국계인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 등이 동행했다.

미국 하원의장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 회담은 특히 펠로시 의장이 한국 방문에 앞서 대만을 방문하면서 시선을 끌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에 회담에서도 양안 관계 등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중국이나 대만에 관련된 이슈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국회 관계자는 "회담장에서도 없었고, 오찬장에서도 공개적으로 나온 이야기 중에는 없었다"며 "펠로시 의장이 굳이 한국에 와서 대만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국회에서의 회담를 한 후 오후에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한 뒤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