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광산기업 글렌코어가 올해 상반기 석탄 가격 폭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렸다. 친환경 압박에도 매각하지 않고 버텼던 석탄 부문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했다.

글렌코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89억달러(약 24조원)를 기록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상 최대치로 시장 전망치인 184억달러도 넘어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광물 가격이 폭등한 결과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89억달러)가 탄광 사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탄광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9억달러에서 대폭 늘었다. 전쟁 발발 이후 올해 초 t당 134달러였던 석탄 가격은 세 배에 가까운 400달러 선 턱밑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탄소배출 문제로 탄광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한 경쟁사들과 달리 탄광 자산을 유지한 글렌코어의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리 네이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여러 지역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석탄 수요가 발생한다”며 “석탄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보다 향후 30년간 장기간에 걸쳐 생산량을 줄여나가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했다. 이어 “글렌코어는 석탄회사가 아니라 탈탄소 전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석탄 가격의 폭등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서 석탄을 쓸어모으면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소비한 석탄 가운데 46%를 러시아산에 의존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후 콜롬비아와 호주 등으로 석탄 구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