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 엇갈린 목표가…"사상 최대 실적" vs "그래도 박스권"
콘텐츠사 스튜디오드래곤의 목표주가를 두고 증권가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다. 실적과 주가 상승동력(모멘텀)이 사상 최대 수준이어서 업종 최선호주를 유지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당초 이익성장폭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측치가 고정적인 만큼 주가가 당분간은 기존의 박스권 흐름을 유지할 것이란 시각이 있다.

5일 유진투자증권은 '압도적 경쟁력'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스튜디오드래곤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10% 올렸다. 투자의견 '매수'도 유지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방영작품은 13편으로 작년보다 라인업이 7편 확대돼 편성매출이 증가했고 '우리들의 블루스'와 '환혼' 등 텐트풀 작품 이외에도 신규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로의 신작·구작 판매 성과가 좋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작품 확대로 판매매출이 큰 폭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며 "특히 신작과 구작 모두 판매단가가 크게 오르며 처음으로 1000억원대 판매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들어선 더 큰 호재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오리지널만 9편의 작품이 방영될 예정으로 기존 넷플릭스와 티빙, 디즈니스플러스뿐 아니라 쿠팡플레이, 아마존프라임, 애플TV플러스 등 신규 플랫폼으로 판매채널을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는 첫 미국 드라마인 '더 빅 도어 프라이즈'의 오리지널 판매가 예정돼 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사상 최대 판매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 가시화할 넷플릭스와의 재계약이 우호적인 조건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여러 플랫폼과의 협상으로 분기이익 체력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만큼 업종 최선호주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 섞인 시선도 같이 나온다. 이날 하나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종전 제시한 가격 13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11.54% 깎았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과 다른 OTT 대상 오리지널 편성 시작, 넷플릭스와의 재계약 등 호재가 꾸준한 상황에서 주가가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배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하나증권 측 시각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 실적과 연내 넷플릭스와의 재계약까지 감안하면 실적과 모멘텀이 모두 최고수준인 데도 주가는 박스권"이라며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이익 성장폭의 예측범위가 꽤 오랫동안 고정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주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며 "이를 앞당길 수 있는 재료를 기대해 본다면 기존 텐트폴 범위를 뛰어넘는 여러 OTT 대상 오리지널 계약, 애플·아마존 등 미국향 OTT에서의 높은 흥행 등이 있을 것이다. 이 모두 늦어도 4분기 안에는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튜디오드래곤은 올 2분기 매출액 1575억원과 영업이익 27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8.5%, 95.7% 증가한 것으로 높아진 시장 추정치(컨센서스)에 부합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평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