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티커 WBD)가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무료’ 광고 삽입형 요금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넷플릭스가 광고 삽입형 저가 요금제 출시를 예고한 상황에서 워너브라더스는 ‘공짜’ 선언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해 출범한 이 회사는 각각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결합하는 걸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너미디어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맥스와 디스커버리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스커버리플러스를 통합해 구독할 수 있는 요금제를 내년 여름에 미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HBO맥스와 디스커버리플러스의 결합이 본 궤도에 오른 다음에는 공짜 요금제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광고가 삽입된 콘텐츠를 보겠다고 선택하는 소비자는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데이빗 자슬라브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HBO맥스와 디스커버리플러스 통합 구독 서비스를 내놓은 다음에 광고 삽입형 무료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며 “무료 서비스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도 있고 프리미엄 서비스의 진입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의 유료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자 기업들은 요금제를 손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 1위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는 저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다. 넷플릭스의 경우 2분기 연속해 가입자를 잃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2분기 중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수가 1분기보다 170만명 늘어난 921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넷플릭스(2억2070만명), 디즈니플러스(2억560만명) 등에 한참 못 미치는 숫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