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대신 끝까지 석탄 고집…다른 길 걸었던 회사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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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코어 수익 '껑충'
글로벌 최대 광산기업 글렌코어가 올해 상반기 사상 최고치 수익을 기록했다. 친환경 압박에도 매각하지 않고 버텼던 석탄 부문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했다.
글렌코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189억달러(약 24조원)에 달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전망치였던 184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전 세계적인 원자재 수급 불안정 우려가 일면서 광물 가격이 폭등한 호재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89억달러)가 탄광 사업부문에서 발생했다. 글렌코어는 탄소배출 문제로 인해 탄광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한 경쟁사들과는 달리 탄광 자산을 고집하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올해 초만 해도 t당 134달러였던 석탄 가격은 3배에 가까운 400달러 선 턱밑까지 급등했다. 전년도 상반기 탄광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9억달러에 불과했었단 점을 감안하면 글렌코어의 '석탄 고수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게리 나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여러 지역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석탄 수요가 발생한다"며 "석탄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보다 향후 30년간 장기간에 걸쳐 생산량을 줄여나가는 게 더 나은 선택지"라고 했다. 이어 "우리를 석탄회사라고 부르지 말라. 탈탄소 전환 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글렌코어는 역대급 수익을 토대로 특별 배당금을 대폭 늘리고 자사주 매입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석탄 가격의 폭등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서 석탄을 쓸어모으면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소비한 석탄 가운데 46%를 러시아산에 의존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후 콜롬비아와 호주 등으로 석탄 구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유럽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물량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에너지 무기화에 나서자 EU는 석탄 수입량 자체를 늘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EU 석탄 소비가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글렌코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사상 최고치인 189억달러(약 24조원)에 달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시장 전망치였던 184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섰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전 세계적인 원자재 수급 불안정 우려가 일면서 광물 가격이 폭등한 호재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이(89억달러)가 탄광 사업부문에서 발생했다. 글렌코어는 탄소배출 문제로 인해 탄광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한 경쟁사들과는 달리 탄광 자산을 고집하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올해 초만 해도 t당 134달러였던 석탄 가격은 3배에 가까운 400달러 선 턱밑까지 급등했다. 전년도 상반기 탄광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9억달러에 불과했었단 점을 감안하면 글렌코어의 '석탄 고수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게리 나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여러 지역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석탄 수요가 발생한다"며 "석탄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보다 향후 30년간 장기간에 걸쳐 생산량을 줄여나가는 게 더 나은 선택지"라고 했다. 이어 "우리를 석탄회사라고 부르지 말라. 탈탄소 전환 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글렌코어는 역대급 수익을 토대로 특별 배당금을 대폭 늘리고 자사주 매입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석탄 가격의 폭등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러시아산 석탄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서 석탄을 쓸어모으면서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소비한 석탄 가운데 46%를 러시아산에 의존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후 콜롬비아와 호주 등으로 석탄 구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또 러시아가 유럽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물량을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에너지 무기화에 나서자 EU는 석탄 수입량 자체를 늘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EU 석탄 소비가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