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미술관 '연속과 분절: 정탁영과 동시대 한국화 채집하기'
롭 윈 더페이지갤러리 개인전·이이수 갤러리마리 개인전

▲ 페리지갤러리, 젊은 작가 기획전 '페리지 언폴드' = KH바텍이 운영하는 비영리 전시공간 페리지갤러리는 35세 이하의 젊은 작가들에 주목하는 기획 전시 프로그램 '페리지 언폴드'를 새롭게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미술소식] 페리지갤러리, 젊은 작가 기획전 '페리지 언폴드'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 전시는 정영호(33), 허연화(34), 홍기하(28)의 3인전으로 데이터와 물질 간의 관계를 주제로 기획됐다.

정영호는 디지털 스크린의 픽셀이나 3D 프린터로 제작된 개체의 질감을 큰 사진으로 보여주며 '디지털 물질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시 작품은 '젠더 갈등', '이민자' 등 사회적 문제의 주제어 언급량을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3차원으로 시각화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해 촬영한 사진 등이다.

비시각적인 온라인 여론장을 3D 프린팅으로 물질화하고, 다시 그래픽 이미지로 가상화하는 작업은 시각적으로 실재하는 것만을 촬영할 수 있다는 사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시도로 읽힌다.

[미술소식] 페리지갤러리, 젊은 작가 기획전 '페리지 언폴드'
허연화는 조각과 회화 등 여러 매체를 설치해 공간에 풍경을 그려내는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입방체를 만들고 각 면에 사진을 배치한 뒤 페트(PET)지에 인쇄한다.

이를 별 모양인 뿔 형태로 만들면 공간을 차지하는 조각 작품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름진 입체물은 납작하게 접힐 수 있어 조각이 갖는 공간적 제약을 해결한다.

이런 작업 방식은 데이터로 구축된 가상 공간을 현실의 물질로 치환할 때 생기는 원본과의 차이를 줄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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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하는 오늘날 질량과 부피를 가진 조각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것을 일종의 저항으로 여긴다.

전통적인 조각의 재료와 제작 방식을 어느 정도 고집하는 작가는 동시대적 가능성을 탐구한 석고 조각들을 전시한다.

전시 기간은 오는 27일까지.
▲ 서울대학교미술관 '연속과 분절' = 서울대학교미술관은 정탁영(1937-2012) 작가의 10주기를 맞아 전시 '연속과 분절'을 개최한다.

[미술소식] 페리지갤러리, 젊은 작가 기획전 '페리지 언폴드'
정탁영은 현대 한국화의 정착과 수립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작가로 평가된다.

서울대 미술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힘썼던 그는 고유한 추상 작품으로 현대 한국화 조형론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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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탁영과 동시대 한국화 채집하기'란 부제를 붙인 이 전시에는 정탁영을 비롯해 구나영, 권세진, 김은형, 김인영, 민재영, 손동현, 유승호, 이지영, 진민욱, 최은혜, 허진 등의 회화 100 여점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은 10월 9일까지.
▲ 롭 윈 더페이지갤러리 개인전 =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있는 더페이지갤러리는 유리를 사용해 텍스트와 추상 조각 등의 작업을 하는 롭 윈(74)의 개인전 '애프터 비포(After Before)'를 오는 19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최한다.

[미술소식] 페리지갤러리, 젊은 작가 기획전 '페리지 언폴드'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롭 윈은 1990년대부터 유리를 녹여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붓는 고유의 작업 방식을 이어왔다.

흘러내리는 듯한 형태로 굳은 유리 뒷면에 은박을 입힌 조각은 거울처럼 빛을 반사한다.

[미술소식] 페리지갤러리, 젊은 작가 기획전 '페리지 언폴드'
텍스트를 작업의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작가는 문학 작품이나 오페라, 일상 대화 속의 한 구절을 유리 조각으로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는 'Yes!', 'BLUE COMPOSURE'(푸른색 구성) 등 신작을 포함한 20여 점을 선보인다.

▲ 이이수 갤러리마리 개인전 =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갤러리마리는 화가 이이수 개인전 '편집 없는 대화'를 9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개최한다.

그는 19살 때 수도원에 입회했다가 깨달음의 한계에 부딪혀 6년 뒤 수도원을 나왔으며 이탈리아로 떠나 회화를 공부했다고 한다.

[미술소식] 페리지갤러리, 젊은 작가 기획전 '페리지 언폴드'
이번 전시에는 뒷모습의 풍경을 그린 회화를 선보인다.

배경을 지우고 단순한 색 면에 주로 반려견과 함께 있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담은 작품들이다.

그는 작가노트에 "뒷모습은 스스로 볼 수 없는 유일한 모습으로 편집할 수 없는 진솔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며 "편집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은 가장 본질적이면서 또한 가장 인간적인 행위"라고 썼다.

김웅기 미술비평가는 "단순하고 투박하고 어설프게 사람들의 뒷모습과 그들이 맺는 관계의 양상을 그려서 관계의 원형에 회귀하고픈 근원적 열망을 드러내는 듯이 보인다"고 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