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미국 기업이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하반기 이익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서학개미들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탄탄한 재무 환경을 갖춘 기업을 골라 담은 퀄리티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확보한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꼽은 전문가도 있었다.

낮아지는 이익 전망치

7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올해 3분기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6월 말 기준 11.1%에서 이달 초 7.2%로 낮아졌다. 판매량을 보여주는 미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가격을 대변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 등 주요 경기 선행 지표들이 기업들의 이익 하락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ISM이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는 52.8로 최근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문이 감소했고 재고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1% 올라 4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7월 상승률도 8.8%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EPS 전망치는 하반기에도 계속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8월 초 기준 240포인트인 S&P500 기업의 내년 EPS 추정치는 연말엔 230포인트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라며 “2분기로 예상됐던 이익 증가율의 바닥 시점이 내년 상반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퀄리티 ETF 주목할 때”

퀄리티 ETF는 재무 안정성을 갖춘 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상품이다. 대외 환경이 나쁠수록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인베스코 S&P 500 퀄리티(SPHQ)’는 S&P500 기업 중 안정적인 수익성, 높은 재무 건전성, 우수한 신용등급을 갖춘 상위 100개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자산 대비 부채 비율 등이 주요 기준이다.

이 ETF는 구성 기업들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한 달 수익률 7.7%를 기록했다. 구성 비중이 5.6%로 가장 높은 애플은 지난달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한 달 주가 상승률이 약 17%에 육박했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호실적 유지가 예상되는 종목 비중도 높다. 이들 회사는 늘어나는 해외여행 수요를 바탕으로 높은 국제 결제 수수료 수익을 얻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비자가 7.7%, 마스터카드는 12.1%였다.

‘페이서 US 캐시카우 100(COWZ)’은 러셀1000지수에 속한 종목 중 잉여현금흐름(FCF)이 높은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증시 불황 속 투자자 수요가 몰려 총자산이 작년 말 대비 네 배 상승하기도 했다.

주주 가치를 높이는 회사의 정책까지 고려해 종목을 선별한 ETF도 있다. 찰스슈와브가 출시한 상품인 ‘슈와브 펀더멘털 US 라지컴퍼니 인덱스(FNDX)’는 매출, 현금흐름, 주주환원 정책 등을 고려해 종목을 구성한다. 90% 이상이 대형주로 이뤄져 있다.

고품질 헬스케어 ETF도 인기

대표적 경기 방어주인 헬스케어 업종을 담은 ETF도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펀드’는 제약, 바이오, 의료서비스, 의료장비 등 업종 전반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갖추고 시장 지위를 확보한 대형 헬스케어 종목의 비중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이 ETF가 담은 거대 제약회사로는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일라이릴리가 있다. 미국 최대 의료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을 포함해 애브비, 머크 같은 바이오테크 기업도 포함했다. 의료장비 기업으로는 2분기 호실적을 낸 서모피셔사이언티픽이 있다. 이 회사의 2분기 EPS는 5.51달러로 컨센서스를 10.2%가량 웃돌았다.

이 헬스케어 ETF는 구성 종목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순항 중이다. 최근 6개월간 S&P500지수가 6.8% 하락할 때 이 ETF 수익률은 1.5%를 기록했다. 올해 6월 120달러(약 15만5883원)였던 주가는 지난 4일 139달러(약 18만608원)까지 올랐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