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앱 올라케어에선 의약품을 직배송합니다. 청소년에게 사후피임약도 처방하지 않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정도를 걷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올라케어를 운영하는 블루앤트의 김성현 대표(사진)는 7일 기자를 만나 “병원과 환자 서비스 혁신을 돕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만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SDS와 LG전자를 거쳐 체외진단기업 메디센서 사업총괄 사장을 지낸 그는 2019년 블루앤트를 창업했다. 의사 커뮤니티 ‘닥플’, 개인병원 보험청구 서비스 ‘Rx+’, 비대면 진료앱 ‘올라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블루앤트는 의사 대상 서비스와 의사들이 반대하는 서비스를 한 바구니에 담아 경영하고 있다. 하지만 마찰은 없다. 의사들이 앞다퉈 개선 사항을 조언할 정도다. 김 대표는 “블루앤트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의사들이 지켜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결심한 뒤 김 대표는 바로 닥플을 인수했다. 서비스 제공자인 의사들의 인사이트를 배워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닥플은 국내 의사 5만2000명이 가입한 최대 플랫폼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던 지난해 8월엔 올라케어를 출시했다.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뒤 30여 개 플랫폼이 출시됐다. 하지만 올라케어는 이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의약품 배송 중 약이 상하거나 환자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직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청소년에겐 사후피임약도 처방하지 않는다. 경영지표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고객 가치’에 집중했다. 그는 “규제시장 안에서 혁신을 일구는 게 궁극적인 창업가 정신”이라고 했다.

블루앤트의 최종 목표는 건강을 돕는 기업이다. 당뇨 관리를 위한 ‘송아리당뇨’ 플랫폼을 올라케어에 접목했다. 미국 최대 비대면 진료기업인 텔레닥 연구진과 사업 전략도 논의하고 있다. 많은 헬스케어 기업이 ‘고령화’에서 기회를 찾고 있지만 올라케어 타깃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다. 그는 “건강을 자기 계발로 인식하는 MZ세대가 ‘더 좋은 나(better me)’를 위해 선택하는 필수 앱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를 마친 블루앤트는 후속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투자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그는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