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 고위급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8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박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7일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방문 목적에 대해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담 안건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박 장관과 왕 장관의 만남은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 이후 한 달 만이다. 이미 한 차례 ‘탐색전’을 벌인 만큼 이번에는 각종 현안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가에선 이번 회담에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3불 정책’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입장과 미국 주도의 ‘칩4’ 반도체 동맹 등 민감한 이슈가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 동맹 강화를 우려하는 중국 측에 한국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동맹국이면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관계를 감안해 칩4 동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의 입장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외교부 업무보고 당시 “한국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이 특정 국가를 배제하려는 목적이 아니고 국익 확대 차원이라고 중국 측에 잘 설명하라”고 박 장관에게 지시한 바 있다. 박 장관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경제 안보 분야에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