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뒤 이재명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7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뒤 이재명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첫 지역 순회 경선에서 압승을 차지한 이재명 후보가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가 건넨 손에 '노룩악수'(상대방을 쳐다보지 않고 하는 악수)로 응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구호에 심취해 거만해진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제주시 오등동 호텔난타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마친 박 후보가 악수를 청하자 '노룩악수'로 응했다.

이 후보는 오른손으로 박 후보의 손을 잡았지만, 왼손은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었다. 시선 역시 휴대전화를 향해 있었다. 옆에 있던 강훈식 후보는 표정 없이 손뼉을 치면서 어색하게 맞잡은 두 후보의 손을 바라봤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 내내 '선거 패배 책임론'을 띄우는 박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불편한 심기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날도 박 후보는 "이 후보가 '대선 패배 책임은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지고 이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당대표 선거 출마로 지겠다는 말은 어이없는 궤변이고 비겁한 변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 '노룩악수' 논란…박용진 인사하는데 폰만 만지작 [영상]
국민의힘에서는 "거만하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공유하면서 "동료 의원이 악수를 청하는데 일어나기는커녕 거들떠보지도 않는 이재명 의원"이라며 "노룩악수에 제가 다 민망해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무조건 잘했다고 두둔하는 반지성주의 팬덤에 경도된 것이냐. 아니면 어대명이라는 구호에 심취해 거만해진 것이냐"며 "승자의 여유를 보여달라. 그래야 '민주당만의 대표'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의 대표로 인정받는 이재명 의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는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에서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6~7일 누적 권리당원 투표 결과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에서 득표율 74.81%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제주에서 70.48%, 인천에서 75.40%를 얻었다.

1위 이 후보와 2위 박 후보의 누계 득표율 차이는 무려 53.27%포인트에 달한다. 이 후보는 결과 발표 이후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아직 개표 초반이고 권리당원 외 대의원 투표, 국민 여론조사 등이 있어 낙관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