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앞바다에서 정밀 미사일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신화통신
지난 4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 앞바다에서 정밀 미사일 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신화통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불거진 중국 리스크가 테슬라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담 조나스(Adam Jonas)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투자자는 테슬라의 차이나 리스크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나스는 “글로벌 배터리 경쟁이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가 됐다”며 “이는 테슬라에 위기 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에너지 소비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선 수십TWh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배터리 재료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은 석유나 가스 공급망보다 불안정하다. 배터리 공급망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배터리 분석가 잭 루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배터리 출하량의 50%, 양극·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재료의 50~75%를 공급하고 있다.

테슬라의 가장 큰 ‘차이나 리스크’는 높은 중국 매출 의존도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테슬라 매출의 30%, 수익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테슬라의 독일 베를린과 미국 텍사스 신공장의 가동으로 그 비중이 줄어들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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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규제도 걸림돌이다. 조나스는 “테슬라의 미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로봇공학,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은 각국 정부 입장에서 민감한 이슈”라고 전했다. 2일 블룸버그는 펠로시의 대만 방문 직후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이 테슬라와 포드의 미국 공장 발표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관계가 민감해진 시기에 투자 발표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ATL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위협이 장기적으로 테슬라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 사회가 중국 의존의 배터리 공급망을 벗어나 새 판을 짜려고 하기 때문이다. 여기엔 2040년까지 10조~20조달러의 누적 자본지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나스는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를 넘어 재생에너지 인프라의 강력한 주자”라며 “미국과 유럽의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테슬라가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위협이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밸류체인의 수직적 통합을 가속한다는 분석이다.

조나스의 테슬라 목표주가는 1150달러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그는 전기 트럭 스타트업 리비안 역시 배터리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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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