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시완 /사진=쇼박스 제공
배우 임시완 /사진=쇼박스 제공
배우 임시완이 영화 '비상선언'에서 악역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임시완은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개봉 6일 차인 8일 오전 언론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테러로 항공기가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상황 속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송강호를 비롯해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화제를 모으고 있는 건 임시완의 연기 변신이다. 임시완은 행선지를 정하지 않고 공항에 온 승객 진석으로 등장한다. 한 마디로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테러리스트'다. '비상선언'을 통해 그간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오던 것과는 확 다른 모습을 선보인 임시완이다.

그는 "난 늘 연기할 때 당위성을 찾는다. 당위성이 흐리면 흐릴수록 연기하기가 힘들더라. 그런데 진석이라는 캐릭터는 아예 서사가 없었다. 오히려 서사가 없는 게 흐릿한 것보다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캐릭터가 어떤 아픔과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떠올리며 혼자 서사를 만들어봤다"고 밝혔다.

그 안에서 오히려 연기적 해방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임시완은 "개연성이 백지가 되니 내 마음대로 채울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었다"면서 "악역이 배우에겐 축복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 있다. 그게 납득된다. 선역은 어느 정도 지켜야 할 범주가 있다고 보는데, 악역은 '반드시 어떻게 해야한다'는 프레임에서 비교적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비상선언'은 캐릭터를 소화해내기에 급급한 작품이었다. 시나리오를 지극히 개인적으로 읽었다"면서 "영화 전체의 스토리나 느낌을 논하기에는 내겐 진석을 표현해야한다는 큰 미션이 있었다. 캐릭터 자체에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눈이 돌아있다는 평가가 기억에 남는다. 칭찬으로 생각한다"면서 "평상 시엔 눈이 돌아있지 않다"고 재치 있게 말하며 웃었다.

'비상선언'은 지난 3일 개봉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