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자진 사퇴했다. 취임 36일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만5세 입학’ 학제 개편 등 정책 혼선에 책임을 물어 사실상 경질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며 “부총리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받은 교육 혜택을 국민에게 되돌려 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박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무위원이 사임한 첫 사례가 됐다.

정치권에선 이날 오전부터 박 부총리 사퇴설이 나왔다. 윤 대통령도 여름휴가 후 첫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인적 쇄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든 국정동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각계 인사로부터 민심을 들었으며, 일부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인적 쇄신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발표한 교육 정책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학부모와 교육계를 중심으로 박 부총리 사퇴 요구가 계속되자 윤 대통령도 경질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만수/좌동욱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