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대 78. 여야 동수로 구성된 경기도의회 의장 선출을 위한 임시 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측 '이탈표'가 대거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표단 구성에 대한 '내부 반란'이 반대표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화 막판까지 지각·이탈표…촌극 빚어진 경기도의회 [경기도는 지금]
9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11대 의회는 이날 임시회에서 염종현 더불어민주당 도의원(사진)을 2차 투표 끝에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당초 여야 동수 의회인 점을 고려해 양당 후보 모두 같은 득표 결과가 나온다면 김규창 국민의힘 의원이 의장으로 뽑힐 게 유력했다. 의회 규칙에 따라 결선 투표 후에도 동수가 나온다면 연장자를 우대하기 때문이다.

40여일간의 파행을 끝내는 이날 임시회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의원들의 지각 사태로 11시 개최 자체가 늦어졌고,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이 의회 도착 후 이탈해 지도부가 출석을 설득하는 '촌극'도 빚어졌다. 1차 투표에선 무효표가 23표나 나와 재투표를 벌이기도 했다.

2차 투표 결과 염 의원은 83표, 김 의원은 71표, 무효·기권표는 각각 1표로 집계됐다.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국민의힘에서만 5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온 것이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미연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의 불만이 의원총회에서 제기됐는데, 의장 선출에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1부의장(선임)은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당에서 세우기로 합의한 만큼 국민의힘의 3선 남경순(수원1) 도의원이, 제2부의장은 김판수(군포4) 도의원이 맡는다. 도의회는 이날 오후 상임위원장 선출과 배분을 벌였다.

앞서 경기도의회 여야는 전반기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당에서 운영위원회를 포함한 3개 위원장을 우선 선택하고, 배출한 당이 나머지 3개의 위원장을, 다른 6곳의 위원회는 양당이 번갈아 한개 씩을 선택하는 안에 합의한 바 있다.

의장은 민주당이 차지했지만, 상임위 배분 측면에선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국민의힘이 주요 상임위를 먼저 선택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때문에 의장 선거를 앞두고 도의회 양당은 이탈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각 당은 앞서 상임위 선호도 조사를 했으나, 이는 서로 비공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각당이 각각의 상임위원장에 대한 후보자를 사실상 정한 가운데, 개별 의원으로선 당이 의장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본인이 인기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길 더 원하고, 이를 위해선 상대 당을 찍는 게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원=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