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소통의 출발은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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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경 CJ사회공헌추진단장 hk.min@cj.net
한국에서 처음 일을 시작할 때였다. 구성원들은 정중하고 친절했지만, 왠지 나를 남자 상사와는 다르게 대하는 것 같았다. 특히 지시사항이 신속하게 진행이 안 되면 ‘여자라서 내 말을 무시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의 진행은 결국 내가 챙겨야 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소통 문제였다. 남성과 여성의 소통 방식은 다양한 면에서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구성원 중에는 내가 여성 상사라 그런지 감성적 접근을 기대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본래 직선적으로 말하는 편이고, 목소리도 꽤 크다. 게다가 직장 생활을 미국 뉴욕 금융계에서 시작한 영향도 있는데, 예를 들면 귀 따갑게 훈련받은 것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늘 결론-본론-결론”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인지 보고를 받을 때 서론이 길면 결론에 대한 채근이 직설적으로 튀어나오는데, 그러고 나면 아무리 칭찬을 해도 상대방은 이미 야단을 맞았다고 생각한 다음이니 ‘병 주고 약 주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었다.
그 후 나는 여성 리더로서 말하는 방식과 사회적 인식, 소통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지금 내가 일하는 CJ제일제당은 여성 임원 비율이 25%에 이르지만, 그럼에도 나와 같이 일하는 구성원에게는 내가 첫 번째 여자 상사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편견이든 아니든 그들 나름대로는 여성 상사에 대한 기대가 있고, 그런 편견이나 오해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직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동료로서 바라보고 서로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중 상사가 구성원에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감사는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칭찬은 아무리 받아도 모자라다는데, 매년 진행하는 조직문화 진단 결과를 보면 ‘상사에게 바라는 점’ 항목에 부끄럽게도 “칭찬을 좀 더 해달라”는 대답이 항상 나온다. 해외에서 일하며 생긴 내 버릇 중 하나는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이건 잘했는데 저건 개선하면 좋겠다”고 피드백을 꼭 붙인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나는 어떤 행사가 끝난 뒤 수고했다는 말에 이어 “이러저러한 점들만 신경 쓰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내 나름대로는 잊어버리기 전에 공유하자는 의미였지만,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고생했다는 얘기만 하고 개선점은 시간이 좀 지난 뒤에 말할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소통은 결국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이다. 내가 칭찬이라고 말했으니 상대방도 칭찬으로 들어달라고 기대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칭찬으로 들을 때까지 노력해야 진정한 소통일 것이다. 우리는 늘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사소한 것들을 놓치곤 하는데, 서로를 기분 좋게 하는 칭찬이 소통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본래 직선적으로 말하는 편이고, 목소리도 꽤 크다. 게다가 직장 생활을 미국 뉴욕 금융계에서 시작한 영향도 있는데, 예를 들면 귀 따갑게 훈련받은 것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늘 결론-본론-결론”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인지 보고를 받을 때 서론이 길면 결론에 대한 채근이 직설적으로 튀어나오는데, 그러고 나면 아무리 칭찬을 해도 상대방은 이미 야단을 맞았다고 생각한 다음이니 ‘병 주고 약 주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었다.
그 후 나는 여성 리더로서 말하는 방식과 사회적 인식, 소통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지금 내가 일하는 CJ제일제당은 여성 임원 비율이 25%에 이르지만, 그럼에도 나와 같이 일하는 구성원에게는 내가 첫 번째 여자 상사인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편견이든 아니든 그들 나름대로는 여성 상사에 대한 기대가 있고, 그런 편견이나 오해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직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동료로서 바라보고 서로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중 상사가 구성원에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감사는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칭찬은 아무리 받아도 모자라다는데, 매년 진행하는 조직문화 진단 결과를 보면 ‘상사에게 바라는 점’ 항목에 부끄럽게도 “칭찬을 좀 더 해달라”는 대답이 항상 나온다. 해외에서 일하며 생긴 내 버릇 중 하나는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이건 잘했는데 저건 개선하면 좋겠다”고 피드백을 꼭 붙인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나는 어떤 행사가 끝난 뒤 수고했다는 말에 이어 “이러저러한 점들만 신경 쓰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내 나름대로는 잊어버리기 전에 공유하자는 의미였지만,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고생했다는 얘기만 하고 개선점은 시간이 좀 지난 뒤에 말할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소통은 결국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이다. 내가 칭찬이라고 말했으니 상대방도 칭찬으로 들어달라고 기대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칭찬으로 들을 때까지 노력해야 진정한 소통일 것이다. 우리는 늘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사소한 것들을 놓치곤 하는데, 서로를 기분 좋게 하는 칭찬이 소통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