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과 톨게이트 곳곳 병목현상으로 시민들 불편
[중부 집중호우] 7시간 20분 걸려 출근…터널에서 고립(종합)
폭우에 출근길부터 점심 무렵까지 도로와 터널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운전자들도 생겨났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사당동과 양재동을 연결하는 서초터널에는 오전 8시께부터 차량으로 가득 차 운전자 상당수가 고립됐다.

연료가 소진된 차를 놓고 터널을 벗어난 운전자들도 있어서 정체는 더 심해지고 있다.

터널 내 남은 운전자들은 식수를 얻으러 다른 차량에 도움을 요청하고, 화장실을 찾아 헤매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터널 내 있는 한 운전자는 통화에서 "노약자와 어린이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양재 쪽으로 나오는 길에 차량이 꽉 차 있는데 해소가 안 된다.

갇힌 사람들에게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식수라도 공급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터널 내 혼잡 문제는 양재IC 일대를 통제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소방당국은 일부 신고가 있었지만 신고자가 스스로 취소했거나, 배수 지원 등 상황으로 인해 출동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초구 우면동 선암톨게이트 인근에서는 반나절 이상 운전자들이 고립되기도 했다.

관악구 남현동에서 동서울대로 출근한 한 직장인은 오전 9시에 출발해 7시간 20분만인 오후 4시 20분에 회사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 운전자의 부인 최모 씨는 통화에서 "남편이 평소 40~50분이면 출근하는데 7시간이면 부산도 갈 시간 아니냐. 남편이 특히 당뇨가 있어 저혈당이 올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씨는 "다행히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남편이 도로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선암영업소 측은 "개포동이나 수서 쪽으로 가는 지하차도에 물이 차서 차단하다 보니 차들이 우회할 수밖에 없었고, 병목현상이 발생했다"며 "전광판에 교통상황을 안내했지만 모든 고객이 볼 수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후 4시부터 도로가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중부 집중호우] 7시간 20분 걸려 출근…터널에서 고립(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