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출금리가 7년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빚이 많은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차입금이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무·사업전략을 다시 짜는 기업이 늘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 6월 전체 기업대출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84%로, 전달보다 0.24%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2월(연 4.02%) 후 최고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대출금리 산정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도 덩달아 뛴 결과다.

대출금리가 들썩이자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전 분기 대비)은 지난해 3분기(-3.0%)부터 올 2분기(-1.0%)까지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빚이 많은 기업의 재무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말 부채비율(연결 기준)이 7349.9%에 달했다. 롯데관광개발(2967.8%) 아시아나항공(2811.0%) CGV(1942.7%) 티웨이홀딩스(1277.8%) 하나투어(1204.1%) 등도 부채비율 상위에 올라 있다.

일부 기업은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부채비율이 1431.5%인 에어부산은 다음달 161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 한화 포스코홀딩스 대한항공 고려아연 등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좋은 대기업도 사업·재무전략을 수정하며 고금리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