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방적 사찰 재개 주장"…뉴스타트 연장 '기싸움'
러, 미국에 자국 핵무기 시설 사찰 잠정중단 통보
러시아가 미국과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라 자국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해 왔던 사찰을 잠정 중단한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에 통보했다.

AFP,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현재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찰을 재개하겠다는 미국의 주장 탓에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가 미국 내에서 사찰을 수행할 권리를 뺏고 일방적으로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국제 안보와 안정에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서 뉴스타트의 완전한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들이 해결되는 대로 이번 조치는 즉각 취소되고 완전한 사찰이 다시 실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타트는 2010년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체결한 것으로,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이하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11년 2월 발효한 10년 기한의 협정은 양국 합의로 2026년 2월까지로 연장됐으나, 추가 연장 협상은 양국 관계가 경색되고 중국이 빠지면 무용지물이라는 실효성 논란 속에 답보 상태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와 뉴스타트를 대체할 신규 군비 축소 체제를 신속히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러시아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 빨리 시작하자"고 호응하면서도, 미국이 그 동안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등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