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4명 중 3명이 겪는다는 '선진국병' 뭐길래…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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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산업, 4년 후 150조 시장 된다
수면장애는 일명 '선진국병'이라고 불립니다. 미국 성인의 약 75%가 수면장애를 겪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기준 수면 장애로 인한 근로자의 결근 시간 합계가 연 1000만시간에 달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슬립테크 시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 최대 테크 박람회인 CES에서도 슬립테크 시장이 주요 화두가 됐습니다
올해 포브스의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가 직접 슬립테크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진단해 한경 긱스(Geeks)에 보내왔습니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삶은 계속해서 편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걸어다니던 시절을 지나 자동차가 생기고 기차, 비행기가 생기면서 전세계를 왕래할 할 수 있게 됐고 휴대전화가 생긴 뒤에는 어느 곳에 있는 사람과도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할 수 있게 됐다. 그 뒤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현존하는 다양한 IT 기반 서비스들은 우리 삶 중 귀찮고 복잡한 것들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척되지 않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수면 산업이다. 역설적으로 산업이 발전하면서 수면의 질은 더욱 나빠지게 된 측면도 있다. 전구가 발명되기 전에는 해가 지는 시점이 곧 잠이 드는 시점과 비슷했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불빛 하나 없는 암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전구가 발명된 뒤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세상이 펼쳐지면서 수면의 질이 점점 나빠졌다는 시각도 있다. 요즘엔 밤을 환하게 비추는 조명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들 역시 수면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소가 됐다. 낮에는 우리의 삶은 편리하게 해주지만 밤에는 잠에 들지 못하는 방해꾼이 된 것이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10년 간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매년 평균 8% 증가하면서 10년 전 대비 두 배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1990년대 초부터 수면사업에 관심을 갖고 발전하기 시작했다. 2020년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수면산업 선도국인 미국의 수면산업 규모는 약 20조원, 일본은 6조원 규모로 우리나라는 2조원 정도 수준이다.
이렇게 수면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수면의 질이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병과 우울증, 치매, 고혈압, 당뇨병 등이 생길 가능성을 높인다. 질환이 생기지 않더라도 인지 능력이나 주의력,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은 수면 부족에 따른 경제적 지출이 매년 600억달러에 이른다. 호주는 수면 장애로 발생하는 직간접적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 부족은 근로자들의 생산성에도 타격을 준다. 미국에서는 수면 장애로 인한 근로자의 결근 시간 합계가 연 1000만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480만 시간, 독일은 170만 시간으로 조사됐다. 잠이 부족하면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고용주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 비용도 늘어난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경우 수면 부족에 따른 생산성 감소로 발생하는 손실이 근로자 1인당 연평균 1300~3000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 기존에는 대중들이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국내의 경우 수면의 질을 확인하는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형병원은 검사 대기 기간만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알려져 있다. 중증 불면증 환자일 경우 치료 비용에 적지 않은 돈이 드는 상황에서 수면의 질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 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슬립테크 시장에 뛰어든 IT기업들은 수면의 질을 측정해주는 기기들을 속속 선보이면서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기기 중에는 웨어러블 장치가 많다.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밤새 관찰하는 센서를 웨어러블 기기에 담는 방식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내놓은 스마트 워치에는 이같은 기술이 포함돼 있다. 애플은 2017년 핀란드 침대 센서 제조업체 베딧을 인수해 ‘수면 추적’ 기능을 개발한 뒤 애플워치에 추가했다. 애플워치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된 갤럭시워치에도 수면 측정 기능이 담긴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5 출시를 앞두고 "사용자의 건강한 수면을 돕기 위해 다양한 수면 질 측정 도구와 맞춤형 수면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슬립테크 전문 스타트업 역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핀란드 헬스케어 업체 오라헬스는 티타늄으로 제작된 스마트 반지 ‘오라링’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반지를 끼면 심박 수와 혈중산소농도, 몸의 회복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 오라헬스의 주장이다. 오라링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오라헬스는 가치 10억달러의 탄탄한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영국 슬립테크 업체인 코쿤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릴랙스 헤드폰’을 내놓았다. 코쿤은 "이 헤드폰을 착용하면 주변 소음이 사라지고 수면에 도움이 되는 백색소음을 들으면서 잠을 청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헤드폰에 장착된 센서가 뇌전도와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손목시계를 차거나 헤드셋을 착용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측정 정확도 역시 높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잉고 피에제 독일 샤리테병원 수면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측에 스마트워치의 수면 데이터 측정 방법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어떤 웨어러블 기기도 전극을 이용해 뇌에서 직접 데이터를 뽑아내는 수면다원검사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웨어러블 기기의 수면 측정 정확도는 병원에서 진행되는 수면다원검사에 비해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 중 약 40%가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해 기기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컨설팅업체 록헬스어드바이저리의 발표가 나올 정도다.
국제학술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조성우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으로 수면 중 호흡음을 녹음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을 개발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추거나 기도가 좁아져 적절한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수면장애 증상으로 극심한 피로감과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뇌졸중과 치매의 발병 위험이 커지고,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등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표준수면다원검사가 유일한 방법이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 조기 발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수면 중 호흡음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에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 기술을 만들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에서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받은 423명의 환자의 데이터에 이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82%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통해 수면 중 호흡음을 분석하는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처럼 착용하지 않고 수면의 질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슬립테크 분야에서 진일보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면 측정의 편의성을 높인 것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수면 측정의 정확도 역시 높이면서 업계의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앤 사이언스 오브 슬립'(Nature and Science of Sleep)에 게재된 눈문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녹음된 숨소리 기반 수면 단계 분석 AI 모델이 개발됐다.
이 AI 모델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수면 단계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평균 민감도'가 웨어러블 기기는 최대 0.63이었지만 이 AI 모델은 0.66이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스마트폰과 AI를 통해 수면 측정의 편의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게 되면서 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었던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보완할 수 있는 수면 측정이 개별 가구로 더욱 보편화되고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면 측정의 편의성과 정확성이 확보된 기술을 이용하면 침실의 다양한 가전제품과의 결합 역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침실에 있는 스피커나 TV, 조명 등 다양한 기기에 AI 기반 수면 측정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이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침실 속 스마트 기기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수면과 결합한 침실가전은 수면 측정과 더 나은 잠을 도와주는 기술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동헌 | 에이슬립 대표 이동헌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 사업가입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사를 받았고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사관학교 Draper university를 이수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창업에 도전했고 에이슬립에 이르기까지 두 번의 실패를 겪었습니다. 이후 2020년 6월 에이슬립을 창업해 2년도 채 되지 않아 에이슬립을 기업가치 900억 원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졸업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 사관학교 Draper university 이수
△에이슬립 기업 대표이사
당연히 슬립테크 시장은 가파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 최대 테크 박람회인 CES에서도 슬립테크 시장이 주요 화두가 됐습니다
올해 포브스의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가 직접 슬립테크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진단해 한경 긱스(Geeks)에 보내왔습니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삶은 계속해서 편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걸어다니던 시절을 지나 자동차가 생기고 기차, 비행기가 생기면서 전세계를 왕래할 할 수 있게 됐고 휴대전화가 생긴 뒤에는 어느 곳에 있는 사람과도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할 수 있게 됐다. 그 뒤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현존하는 다양한 IT 기반 서비스들은 우리 삶 중 귀찮고 복잡한 것들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척되지 않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수면 산업이다. 역설적으로 산업이 발전하면서 수면의 질은 더욱 나빠지게 된 측면도 있다. 전구가 발명되기 전에는 해가 지는 시점이 곧 잠이 드는 시점과 비슷했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불빛 하나 없는 암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전구가 발명된 뒤 밤에도 환하게 빛나는 세상이 펼쳐지면서 수면의 질이 점점 나빠졌다는 시각도 있다. 요즘엔 밤을 환하게 비추는 조명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들 역시 수면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소가 됐다. 낮에는 우리의 삶은 편리하게 해주지만 밤에는 잠에 들지 못하는 방해꾼이 된 것이다. 이런 추세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10년 간 국내 수면장애 환자는 매년 평균 8% 증가하면서 10년 전 대비 두 배를 넘어선 것이다.
미국은 수면산업 규모 20조
수면장애는 이런 흐름 속에서 이른바 선진국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성인의 약 75%가 수면장애를 겪는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이런 선진국병 현상은 자연스럽게 산업이 형성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프쉐어(Profshare)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수면 보조 제품 시장은 659억 달러로 2020년 시장 규모는 751억달러, 약 98조원에 달한다. 향후 산업 규모는 2026년까지 111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1990년대 초부터 수면사업에 관심을 갖고 발전하기 시작했다. 2020년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수면산업 선도국인 미국의 수면산업 규모는 약 20조원, 일본은 6조원 규모로 우리나라는 2조원 정도 수준이다.
이렇게 수면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는 이유는 수면의 질이 건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병과 우울증, 치매, 고혈압, 당뇨병 등이 생길 가능성을 높인다. 질환이 생기지 않더라도 인지 능력이나 주의력,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독일은 수면 부족에 따른 경제적 지출이 매년 600억달러에 이른다. 호주는 수면 장애로 발생하는 직간접적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면 부족은 근로자들의 생산성에도 타격을 준다. 미국에서는 수면 장애로 인한 근로자의 결근 시간 합계가 연 1000만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480만 시간, 독일은 170만 시간으로 조사됐다. 잠이 부족하면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고용주가 부담해야 하는 의료 비용도 늘어난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경우 수면 부족에 따른 생산성 감소로 발생하는 손실이 근로자 1인당 연평균 1300~3000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슬립테크' 전쟁 시작됐다
이같은 추세는 자연스럽게 수면의 단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면의 질을 개선시키는 기술과 산업의 발달로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슬립테크로 불리는 산업에 글로벌 IT기업들 다수가 참전하면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사실 기존에는 대중들이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국내의 경우 수면의 질을 확인하는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받을 수 있는 대형병원은 검사 대기 기간만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알려져 있다. 중증 불면증 환자일 경우 치료 비용에 적지 않은 돈이 드는 상황에서 수면의 질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 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슬립테크 시장에 뛰어든 IT기업들은 수면의 질을 측정해주는 기기들을 속속 선보이면서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기기 중에는 웨어러블 장치가 많다.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밤새 관찰하는 센서를 웨어러블 기기에 담는 방식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내놓은 스마트 워치에는 이같은 기술이 포함돼 있다. 애플은 2017년 핀란드 침대 센서 제조업체 베딧을 인수해 ‘수면 추적’ 기능을 개발한 뒤 애플워치에 추가했다. 애플워치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된 갤럭시워치에도 수면 측정 기능이 담긴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5 출시를 앞두고 "사용자의 건강한 수면을 돕기 위해 다양한 수면 질 측정 도구와 맞춤형 수면 코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슬립테크 전문 스타트업 역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핀란드 헬스케어 업체 오라헬스는 티타늄으로 제작된 스마트 반지 ‘오라링’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반지를 끼면 심박 수와 혈중산소농도, 몸의 회복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 오라헬스의 주장이다. 오라링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오라헬스는 가치 10억달러의 탄탄한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영국 슬립테크 업체인 코쿤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릴랙스 헤드폰’을 내놓았다. 코쿤은 "이 헤드폰을 착용하면 주변 소음이 사라지고 수면에 도움이 되는 백색소음을 들으면서 잠을 청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헤드폰에 장착된 센서가 뇌전도와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손목시계를 차거나 헤드셋을 착용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측정 정확도 역시 높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잉고 피에제 독일 샤리테병원 수면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측에 스마트워치의 수면 데이터 측정 방법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어떤 웨어러블 기기도 전극을 이용해 뇌에서 직접 데이터를 뽑아내는 수면다원검사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웨어러블 기기의 수면 측정 정확도는 병원에서 진행되는 수면다원검사에 비해 5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 중 약 40%가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해 기기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컨설팅업체 록헬스어드바이저리의 발표가 나올 정도다.
슬립테크, 어떻게 진화할까
이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면 중 숨소리를 이용해 수면 단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국제학술지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조성우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으로 수면 중 호흡음을 녹음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을 개발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추거나 기도가 좁아져 적절한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수면장애 증상으로 극심한 피로감과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뇌졸중과 치매의 발병 위험이 커지고,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등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표준수면다원검사가 유일한 방법이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 조기 발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수면 중 호흡음을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수면무호흡증 진단에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 기술을 만들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에서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받은 423명의 환자의 데이터에 이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82% 수준의 정확도를 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통해 수면 중 호흡음을 분석하는 기술은 웨어러블 기기처럼 착용하지 않고 수면의 질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슬립테크 분야에서 진일보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수면 측정의 편의성을 높인 것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수면 측정의 정확도 역시 높이면서 업계의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앤 사이언스 오브 슬립'(Nature and Science of Sleep)에 게재된 눈문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녹음된 숨소리 기반 수면 단계 분석 AI 모델이 개발됐다.
이 AI 모델은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수면 단계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평균 민감도'가 웨어러블 기기는 최대 0.63이었지만 이 AI 모델은 0.66이다. 이에 대해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스마트폰과 AI를 통해 수면 측정의 편의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게 되면서 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었던 표준수면다원검사를 보완할 수 있는 수면 측정이 개별 가구로 더욱 보편화되고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면 측정의 편의성과 정확성이 확보된 기술을 이용하면 침실의 다양한 가전제품과의 결합 역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침실에 있는 스피커나 TV, 조명 등 다양한 기기에 AI 기반 수면 측정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이미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침실 속 스마트 기기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수면과 결합한 침실가전은 수면 측정과 더 나은 잠을 도와주는 기술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동헌 | 에이슬립 대표 이동헌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 사업가입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사를 받았고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사관학교 Draper university를 이수했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창업에 도전했고 에이슬립에 이르기까지 두 번의 실패를 겪었습니다. 이후 2020년 6월 에이슬립을 창업해 2년도 채 되지 않아 에이슬립을 기업가치 900억 원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 석사 졸업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 사관학교 Draper university 이수
△에이슬립 기업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