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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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7월 기준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치솟는 대출금리 부담에 신용대출과 같은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2년 7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은 3000억원 감소한 106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뒤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는 관련 통계치를 작성한 2004년 이후 7월 기준 처음이다.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2조2000억원 줄면서 6월 감소 폭(1조2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이는 7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준이다. 이전 최소치는 2010년 7월(8000억원 감소)이었다.

대출금리 상승 등에 영향받아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월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6%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상승세로, 2013년 8월(6.13%) 이후 8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황영웅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난달 한은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영향이 있었는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2조원 증가하면서, 6월 증가 폭(1조4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둔화에도 전세 및 집단 대출 취급이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전세자금대출은 1조1000억원 늘면서 6월(9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
양물량은 2만7000호로 6월(2만1000호)보다 늘었으며, 입주물량도 2만7000호로 전달보다 증가했다.

7월 기준 기업대출은 속보치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7월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은 12조2000억원 늘면서 잔액은 113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는 2021년 7월(11조3000억원)이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지속과 시설자금 수요 등에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과 계절적 요인 등이 가세하면서 증가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

황 차장은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회사채 직접 발행 쪽이 부진한 모습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기업들은 현재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직접금융보다는 대출 시장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6조8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상당 폭 확대됐다. 대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 늘면서 6월(6000억원)보다 대폭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원 늘면서 6월보다 소폭 증가했다.

은행 예금을 비롯한 수신 잔액의 증가 규모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10조3000억원이 줄면서 잔액은 2200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53조3000억원이나 줄었다. 이는 통계 속보치가 작성된 2002년 1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저축성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계절적 증가요인이 소멸한 영향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31조7000억원 늘면서 6월(9조5000억원) 대비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자금 유입이 큰 폭 증가한 결과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