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비대위 전환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다각도로 접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 앞 첫 출근길에서 '이 대표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에 대해 "추천도 들어오고 있고, 오늘내일 그 일에 집중하려 한다"며 "비대위원과 비서실, 보좌역 인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접촉한 외부 인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당장 접촉하진 않았고 후보군을 모아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그다음에 결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미리 접촉하면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비대위 인선 마무리 시기에 대해선 "시한을 정해놓고 있진 않지만, 가급적 빨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 정기국회 전 비대위 임기를 마치고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그러면 비대위 할 게 뭐 있냐"며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되지"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전날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주 위원장 임명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제3차 전국위 재적 위원 총 707명 가운데 511명이 ARS 투표에 참여, 463명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5선의 주 위원장 비대위가 출범하게 됐다. 그는 계파색이 비교적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의원, 안철수 의원.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의원, 안철수 의원. / 사진=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가 출범했으나, 벌써 당내에선 비대위 임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활동 기간에 따라 비대위의 성격이 달라지고, 이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차기 당권 주자 및 친윤계 일각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초점을 둔 '2개월 관리형' 비대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대위 임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기현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권당의 비대위 체제 기간이 길어진다면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매우 혼동스럽다"면서 비대위 임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공론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게 옳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주 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일각에서는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최소 5개월 이상 혁신형' 비대위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 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관리형과 혁신형이 혼합된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혁신과 변화를 꾀함과 동시에 전당대회도 관리해야 되기 때문에 저는 비대위의 성격을 정하면 '혁신형 관리 비대위다' 이렇게 명명하고 싶다"고 했다.

비대위 임기에 대한 질문엔 "비대위 체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비상 상태는 가급적 짧으면 좋다는 것과 우리 당에 초래된 위기를 극복해야만 한다는 요소를 결합해서 합리적인 활동기간이 나올 걸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