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폭우로 침수됐던 차들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폭우로 침수됐던 차들이 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15년 만에 중부지방 일대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차량 6526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외제차 비중이 높은 서울 강남 지역에 폭우 피해가 집중된 만큼 침수에 따른 손해액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0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와 낙하물 피해는 6526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은 884억5000만원이다. 상위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합계가 85%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보험사 기준 차량 피해액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 폭우는 외제차 비중이 높은 서울 강남 지역으로 피해가 집중된 만큼 침수에 따른 손해액이 급증할 여지가 크다는 게 업계 측 진단이다. 실제 상위 4개 손보사에 접수된 외제차 침수 피해 접수는 2171건으로, 추정 손해액이 전체의 과반인 514억2000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침수 차량 가운데에는 5억여원의 페라리, 2억3000여만원의 벤츠 S클래스, 1억8000여만원의 포르쉐 파나메라, 1억7000여만원의 벤틀리 등 수억원대 외제차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하면서 개선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반기 빠른 속도로 오를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해율 상승은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정된 손해액은 외제차 시세 일부만 우선 반영한 것으로 향후 보상 처리 시 실제 반영되는 손해액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통상 침수 차량 보험 접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침수 차량 접수 건수 자체가 계속해서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라며 "이번 폭우 피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2%포인트 상승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