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비난 동기 살인 아닌 보통 동기 살인…우발 범행 등 참작"
"아내 죽였다" 신고 후 극단선택한 남편 징역 24년→15년 감형
경제적 문제로 다투다가 아내를 살해한 뒤 경찰에 신고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6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황승태 부장판사)는 1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6일 경제적 문제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흉기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아내와 1994년 혼인한 뒤 A씨의 외도와 경제적 문제로 평소에도 자주 다투면서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아내로부터 돈 문제로 인한 잔소리와 함께 "집에서 나가라"는 이야기를 듣자 격분해 뺨을 때렸고, 이에 아내가 생사를 거론하며 A씨에게 흉기를 겨누다가 상처를 내자 격분해 살인 범행에 이른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다.

A씨는 범행 후 경찰에 "아내를 살해했다"며 신고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한 것으로 재판과정에 드러났다.

A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정당방위와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형이 무겁다'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여 형량을 징역 15년으로 대폭 낮췄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을 양형기준상 제3유형인 비난 동기 살인으로 판단했지만, 제2유형인 보통 동기 살인에 해당한다"며 "원심의 형량은 권고형의 범위를 웃도는 것으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당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사죄의 뜻을 밝혔으며, 피해자가 실수로 피고인의 목에 상처를 입혀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과 피고인이 자수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