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썩고, 물러 터져 작황 '최악'…"팔만한 농산물 건지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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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가뭄·폭염·8월 장마 '3연타'
산지는 '악소리'
"3주 빠른 추석, 상 차리기 걱정"
배추 77% 무 65% 사과 56% ↑
어렵게 수확해도 상품성 떨어져
대형마트 "물량부터 확보" 비상
산지는 '악소리'
"3주 빠른 추석, 상 차리기 걱정"
배추 77% 무 65% 사과 56% ↑
어렵게 수확해도 상품성 떨어져
대형마트 "물량부터 확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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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성수 용품 가격 급등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13개 추석 성수 용품(배추·무·사과·배·달걀·닭고기·소고기·돼지고기·밤·대추·마늘·양파·감자) 가운데 9개 품목의 도매가격이 작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 지난 8일 기준 사과 상(上)품 10㎏ 도매가격은 4만3316원으로 1년 전(2만7789원)보다 55.9% 뛰었다.
가뭄·폭염 지나니 늦장마
올해 내내 이어진 이상기후로 늦장마가 오기 전부터 전국 주요 산지의 생산성은 크게 악화한 실정이었다. 배추는 지난 7월 초부터 폭염과 소나기가 반복된 탓에 물러지거나 잎 가장자리가 마르는 등 작황이 크게 악화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여름 고랭지배추 생산량이 전년 대비 8.3% 줄어든 41만t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사과의 경우 다른 작물에 비해선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이른 추석으로 평소 같으면 마트 매대에 올리지 못할 정도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까지 수확해야 하는 게 농가와 유통업계의 걱정거리다.
대형마트 바이어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사과의 붉은 기온이 덜하더라도 일단 물량부터 최대한 확보하기로 했다”며 “색상과 크기 등 품질에 따라 가격 차도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휴 끝나도 문제”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가 끝나더라도 주요 농산물 가격이 쉽사리 진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겨울 담가둔 김장이 떨어지는 시기가 찾아와 ‘여름 김장’을 담그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게 그 근거 중 하나다.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은 현재 ㎏당 6000원대 중반인 마늘이 11월 72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애그테크 기업 록야의 권민수 대표는 “농사 현장에선 최근 3~4년간 장마가 늦어지는 문제를 계속 제기했지만,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나서 생산자가 참고할 만한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제/이미경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