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그라우뷘덴주 알프스산맥 내 모테라치 빙하에는 얼음 흔적만 일부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위스 그라우뷘덴주 알프스산맥 내 모테라치 빙하에는 얼음 흔적만 일부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폭염에 알프스 빙하가 녹으면서 뜻밖의 '흔적'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위스의 알프스 빙하가 폭염에 녹아내리면서 반세기 넘게 묻혔던 유골과 추락한 비행기 잔해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스위스 남부 발레주(州)에 있는 헤셴 빙하에서 사람 유골이 발견돼 수습됐다.

이 유골의 주인은 1970~80년대 숨진 것으로 추정됐고, 프랑스 인 등반객 2명이 10년 전쯤 발길이 끊긴 옛 등반로 인근에서 발견했다.

일주일 전에는 체르마트 인근 슈토키 빙하에서도 거의 온전한 형태의 사람 유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발견된 유골의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분석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달 초 융프라우 봉우리 인근의 알레치 빙하에서는 경비행기 기종인 '파이퍼 체로키' 잔해가 등반 가이드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
스위스 알프스 산악지역 발레주의 론 빙하에는 햇빛을 반사해 얼음의 소실을 막기 위한 흰색 천막이 덮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위스 알프스 산악지역 발레주의 론 빙하에는 햇빛을 반사해 얼음의 소실을 막기 위한 흰색 천막이 덮어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경비행기는 1968년 6월30일 3명을 태우고 취리히에서 출발해 비행 중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탑승자의 유해는 찾았지만, 잔해가 수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프스 빙하에서 이 같은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는 것은 올해 최소 두 차례 기록적 폭염이 이 일대를 덮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알프스산맥 상공의 빙점 고도는 해발 5184m까지 상승하며 27년 만에 기록이 깨졌다.

통상 여름철 빙점 고도가 3000∼3500m인 것과 비교하면 기후변화의 여파로 인해 기온이 0도 이하인 기층의 높이가 그만큼 더 올라갔다는 의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