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방역전 승리선포 뒤 책임은 南에 돌려…보복대응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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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으로 드러난 위기관리 허점·흉흉한 민심 달래고 도발명분 쌓기
국방상 "중대비상사태 초래 자책감·최전방 경계근무 강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전 승리를 선포하면서 코로나19 발병 원인을 남측에 돌리고 강력한 보복 대응 위협을 가해 주목된다.
코로나 대처에서 드러난 국가위기관리체계 허점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대남 적개심으로 돌파해 내부 책임론을 회피하고, 흐트러진 사회 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대남 도발을 가하려는 명분 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측을 '괴뢰정권', '원쑤', '혐오스러운것들', '불변의 주적' 등 거친 수위로 맹비난하며 '보복성 대응'을 언급하고 나서 향후 북한 행동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오는 22일부터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실드'(UFS)가 실기동훈련을 포함해 실시되기 때문에 이 기간 북한 도발 가능성 등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 5월 12일 코로나 발병 사실을 알리고 최대비상방역전으로 전환한 이후 91일 만에 정상방역 상태로 복귀했다.
이번 김 위원장 연설의 행간을 뜯어보면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왕좌왕했던 북한 내부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난다.
김 위원장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되었다는 현실 앞에 솔직히 심정은 착잡했다"며 "하루에도 수십만 명씩 감염자가 급증하는 눈앞의 위기는 '나라의 운명이 이대로 결딴나는가' 하는 최악의 경우까지도 내다보며 최대로 각성하고 결사적으로 분발해야만 하는 매우 다급한 국가 최대의 위기 사태였다"고 회고했다.
또 "방역 기반과 보건 토대가 취약하고 방역 경험도 없는 형편"이었으며 국가기관들이 "1분 1초가 다급한 시간 쟁취전에서 이에 대한 반응력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감염병에 국가위기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실토한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당의 방역정책 승리', '국가의 위기대처전략 승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자신의 지도력을 부각했다.
내부 책임론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이룩한 값비싼 승리는 우리당 방역정책의 승리이고 우리 국가의 위기대처전략의 승리이며 우리 인민특유의 강인성과 일심단결의 승리이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제도적우월성이 안아온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공개 연설에 나선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코로나 발병의 원인으로 남한을 지목했다.
그는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으며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 곳을 가리키게 되였는 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비루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여러가지 대응안들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에 남측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리영길 국방상은 토론자로 나서 국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했다.
그는 "최중대 비상사태를 초래한 데 대한 커다란 자책감을 가지고 전군이 초긴장 상태를 항상 견지하도록 하겠다"면서 "전연(최전방)과 국경, 해안과 해상, 령공에서 경계근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측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경우 '살포 원점 격파사격', '9·19 군사합의 파기' 등 도발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6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방부대 작전임무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 부여한 바 있다.
중요 군사행동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전단 살포 대응도 포함됐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북 전단을 코로나 유입 원인으로 지목하고 강력한 대남 보복 입장을 밝힌 것은 외부의 적을 앞세워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 방역 실패의 내부 책임론을 희석해 책임을 회피하고 외부 요인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북한 당국으로서는 대남 적대정책을 정당화할 계기를 만든 것이어서 일석이조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없는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남한 정부를 비난했지만, 이번 회의를 통해 주민들 앞에서 대남 강경책을 쓰겠다는 걸 공개한 꼴이 됐다"며 "자칫하면 올해 안에 국지전 등 충돌이 일어나거나 9·19 군사합의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대북 인도적 협력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북한은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이번 비상방역총화회의는 세계적인 비상방역 사태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방역을 강화하겠다는 일종의 선포식"이라며 "당분간 남북 간 접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북전단 때문에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북한 주장은 과학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오염된 물체의 표면과 접촉해 감염될 확률은 1만 분의 1 미만이다.
특히 실외 환경에서는 공기 이동이나 햇빛의 영향으로 물체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고 한다.
/연합뉴스
국방상 "중대비상사태 초래 자책감·최전방 경계근무 강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전 승리를 선포하면서 코로나19 발병 원인을 남측에 돌리고 강력한 보복 대응 위협을 가해 주목된다.
코로나 대처에서 드러난 국가위기관리체계 허점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대남 적개심으로 돌파해 내부 책임론을 회피하고, 흐트러진 사회 기강을 다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대남 도발을 가하려는 명분 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측을 '괴뢰정권', '원쑤', '혐오스러운것들', '불변의 주적' 등 거친 수위로 맹비난하며 '보복성 대응'을 언급하고 나서 향후 북한 행동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오는 22일부터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실드'(UFS)가 실기동훈련을 포함해 실시되기 때문에 이 기간 북한 도발 가능성 등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 5월 12일 코로나 발병 사실을 알리고 최대비상방역전으로 전환한 이후 91일 만에 정상방역 상태로 복귀했다.
이번 김 위원장 연설의 행간을 뜯어보면 코로나19 사태 초기 우왕좌왕했던 북한 내부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난다.
김 위원장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되었다는 현실 앞에 솔직히 심정은 착잡했다"며 "하루에도 수십만 명씩 감염자가 급증하는 눈앞의 위기는 '나라의 운명이 이대로 결딴나는가' 하는 최악의 경우까지도 내다보며 최대로 각성하고 결사적으로 분발해야만 하는 매우 다급한 국가 최대의 위기 사태였다"고 회고했다.
또 "방역 기반과 보건 토대가 취약하고 방역 경험도 없는 형편"이었으며 국가기관들이 "1분 1초가 다급한 시간 쟁취전에서 이에 대한 반응력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감염병에 국가위기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실토한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당의 방역정책 승리', '국가의 위기대처전략 승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자신의 지도력을 부각했다.
내부 책임론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이룩한 값비싼 승리는 우리당 방역정책의 승리이고 우리 국가의 위기대처전략의 승리이며 우리 인민특유의 강인성과 일심단결의 승리이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제도적우월성이 안아온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공개 연설에 나선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코로나 발병의 원인으로 남한을 지목했다.
그는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으며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 곳을 가리키게 되였는 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 비루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여러가지 대응안들이 검토되고 있다"면서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에 남측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하는 리영길 국방상은 토론자로 나서 국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했다.
그는 "최중대 비상사태를 초래한 데 대한 커다란 자책감을 가지고 전군이 초긴장 상태를 항상 견지하도록 하겠다"면서 "전연(최전방)과 국경, 해안과 해상, 령공에서 경계근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측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경우 '살포 원점 격파사격', '9·19 군사합의 파기' 등 도발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6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방부대 작전임무에 '중요 군사행동계획'을 추가 부여한 바 있다.
중요 군사행동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전단 살포 대응도 포함됐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북 전단을 코로나 유입 원인으로 지목하고 강력한 대남 보복 입장을 밝힌 것은 외부의 적을 앞세워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코로나 방역 실패의 내부 책임론을 희석해 책임을 회피하고 외부 요인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북한 당국으로서는 대남 적대정책을 정당화할 계기를 만든 것이어서 일석이조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없는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남한 정부를 비난했지만, 이번 회의를 통해 주민들 앞에서 대남 강경책을 쓰겠다는 걸 공개한 꼴이 됐다"며 "자칫하면 올해 안에 국지전 등 충돌이 일어나거나 9·19 군사합의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대북 인도적 협력은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북한은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이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이번 비상방역총화회의는 세계적인 비상방역 사태가 끝날 때까지 사실상 방역을 강화하겠다는 일종의 선포식"이라며 "당분간 남북 간 접촉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대북전단 때문에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북한 주장은 과학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로 오염된 물체의 표면과 접촉해 감염될 확률은 1만 분의 1 미만이다.
특히 실외 환경에서는 공기 이동이나 햇빛의 영향으로 물체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