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가 내려다보는 카셀, 유럽 최대 산 위 공원…150년 지은 '물의 도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네스코 세계유산
베르크파르크 빌헬름스회에
17세기 영주가 만든
유럽 왕정시대 상징
헤라클레스 동상과
50m 치솟는 대분수
150년에 걸쳐 완공
5~10월에만 관람
산악 사이클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도
베르크파르크 빌헬름스회에
17세기 영주가 만든
유럽 왕정시대 상징
헤라클레스 동상과
50m 치솟는 대분수
150년에 걸쳐 완공
5~10월에만 관람
산악 사이클 타고
오르내리는 사람도
독일 헤센주(州) 카셀은 5년마다 100일씩 세계 현대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지만 사실은 자연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 같은 도시다. 카셀 도큐멘타에서 여러 작품을 충분히 관람했다면 이제 자연을 즐겨볼 차례다.
카셀의 서쪽 산이 거대한 공원이다. 산 위에 조성된 공원, 베르크파르크. 절대왕정 시기의 웅장함과 바로크, 낭만주의 시대의 건축미학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귀족과 백작의 여름 궁전이 있던 산상(山上)공원에는 1689년에서 19세기까지 약 150년에 걸쳐 지어진 인공 폭포와 수로가 있다.
먼저 찾아야 할 곳은 공원의 랜드마크이자 수백 년간 카셀을 내려다보고 있는 헤라클레스 동상이다. 이곳에선 4월부터 10월까지 수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30분에 ‘물의 축제’가 펼쳐진다. 산 밑에서 끌어올린 물이 산 꼭대기 헤라클레스상부터 쏟아져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네스코는 2013년 기술적, 미학적으로 정교하게 세워진 이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도 했다.
산 위 공원은 축구장 350개 크기를 합친 규모다. 이 안엔 ‘사자성’이라 불리는 뢰벤부르크성, 메르쿠리우스 신전, 헤라클레스상, 바로크 양식의 폭포, 미술관으로 쓰이는 빌헬름스회에 궁전까지 인간이 만든 예술적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이 예술품을 명작으로 만드는 건 수령이 수백 년 넘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 빼곡한 숲은 한여름에도 도심보다 5~6도 낮은 선선한 날씨를 선물한다. 주말이면 자전거로 하이킹하는 사람들, 천천히 걸으며 개와 산책을 즐기는 현지인이 많다.
베르크파르크는 걸어서 오르면 해발 526m의 꼭대기까지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는 헤라클레스상은 이 공원의 상징이다. 카셀 지역 제후였던 카를이 헤라클레스 상을 세우며 조성된 이 공원은 그의 증손자인 빌헬름 1세가 확장했다. 폭포, 수로, 연못이 다양하게 있어 ‘물의 정원’이라고 불린다. 8.25m에 이르는 헤라클레스 동상 아래엔 길게 펼쳐진 계단 형태의 다단식 인공폭포 ‘카스카덴’이 있다. 길이가 약 350m에 달하는데, 헤라클레스상과 인공폭포 가장 아래의 고도 차이는 179m. 걸어서 한번에 오르기 힘들지만 한번씩 뒤를 돌아보면 카셀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인공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은 연못에 모였다가 동굴과 땅을 적시며 수로를 따라 흐른다. 산 아래로 지그재그로 흘러가도록 설계됐다. 수로를 거친 물은 슈타인회퍼 폭포와 ‘악마의 다리’라는 뜻의 토이펠다리, 수로교를 거쳐 분수 연못까지 이어진다. 그 끝에선 50m 높이의 분수 쇼가 펼쳐진다.
헤라클레스상 인근엔 두 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전형적인 유럽 전원 마을의 아늑한 식당을 연상케 하는데 내놓는 음식들이 수준급이다. 돼지고기를 튀겨낸 슈니첼과 카셀의 태양을 받고 자란 토마토 부르스케타 등의 요리, 신선한 생맥주와 디저트로 주말이면 늘 만석이다. 공원에서 내려오면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미녀’ ‘빨간 모자’ ‘백설공주’ 등 세계적인 동화 작가로 유명한 그림형제 박물관도 있다. 카셀 도심에는 150만㎡에 달하는 주립공원도 펼쳐져 있다. 풀다 강변을 따라 1785년 조경 정원으로 설계됐다. 바로크 양식으로 양쪽 넓게 인공 수로가 펼쳐져 있어 한낮의 더위를 식히기에 좋다.
카셀=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카셀의 서쪽 산이 거대한 공원이다. 산 위에 조성된 공원, 베르크파르크. 절대왕정 시기의 웅장함과 바로크, 낭만주의 시대의 건축미학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귀족과 백작의 여름 궁전이 있던 산상(山上)공원에는 1689년에서 19세기까지 약 150년에 걸쳐 지어진 인공 폭포와 수로가 있다.
먼저 찾아야 할 곳은 공원의 랜드마크이자 수백 년간 카셀을 내려다보고 있는 헤라클레스 동상이다. 이곳에선 4월부터 10월까지 수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30분에 ‘물의 축제’가 펼쳐진다. 산 밑에서 끌어올린 물이 산 꼭대기 헤라클레스상부터 쏟아져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네스코는 2013년 기술적, 미학적으로 정교하게 세워진 이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도 했다.
유럽 건축문화 모인 거대한 산상공원
베르크파르크는 세계에서 두 번째, 유럽 최대 규모의 산상공원이다. 중세 아우구스티너 수도원이 있던 산자락에 백작과 귀족들이 사냥용, 여름용 궁전을 짓기 시작하며 조성됐다.산 위 공원은 축구장 350개 크기를 합친 규모다. 이 안엔 ‘사자성’이라 불리는 뢰벤부르크성, 메르쿠리우스 신전, 헤라클레스상, 바로크 양식의 폭포, 미술관으로 쓰이는 빌헬름스회에 궁전까지 인간이 만든 예술적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이 예술품을 명작으로 만드는 건 수령이 수백 년 넘은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 빼곡한 숲은 한여름에도 도심보다 5~6도 낮은 선선한 날씨를 선물한다. 주말이면 자전거로 하이킹하는 사람들, 천천히 걸으며 개와 산책을 즐기는 현지인이 많다.
베르크파르크는 걸어서 오르면 해발 526m의 꼭대기까지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는 헤라클레스상은 이 공원의 상징이다. 카셀 지역 제후였던 카를이 헤라클레스 상을 세우며 조성된 이 공원은 그의 증손자인 빌헬름 1세가 확장했다. 폭포, 수로, 연못이 다양하게 있어 ‘물의 정원’이라고 불린다. 8.25m에 이르는 헤라클레스 동상 아래엔 길게 펼쳐진 계단 형태의 다단식 인공폭포 ‘카스카덴’이 있다. 길이가 약 350m에 달하는데, 헤라클레스상과 인공폭포 가장 아래의 고도 차이는 179m. 걸어서 한번에 오르기 힘들지만 한번씩 뒤를 돌아보면 카셀 도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인공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은 연못에 모였다가 동굴과 땅을 적시며 수로를 따라 흐른다. 산 아래로 지그재그로 흘러가도록 설계됐다. 수로를 거친 물은 슈타인회퍼 폭포와 ‘악마의 다리’라는 뜻의 토이펠다리, 수로교를 거쳐 분수 연못까지 이어진다. 그 끝에선 50m 높이의 분수 쇼가 펼쳐진다.
수백 년 된 나무숲에서 바라보는 카셀
베르크파르크는 걸어서 오르는 게 좋다. 수로 곳곳과 연못에서 바라보는 카셀 도심의 전찻길과 집, 어디서든 올려다볼 수 있는 헤라클레스상은 마치 옛날 귀족이 된 듯한 상상을 하게 한다. 걷기 어렵거나 시간이 없다면 차로 헤라클레스상 뒤편 안내자센터까지 갈 수 있다. 2011년 세워진 안내자센터는 주변의 녹지와 주차장 풍경을 그대로 살려 지어졌다. 스위스 건축가그룹 스타브아키텍텐이 지은 이 건물 안에선 파노라마 창문을 통해 헤라클레스상을 볼 수 있다.헤라클레스상 인근엔 두 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전형적인 유럽 전원 마을의 아늑한 식당을 연상케 하는데 내놓는 음식들이 수준급이다. 돼지고기를 튀겨낸 슈니첼과 카셀의 태양을 받고 자란 토마토 부르스케타 등의 요리, 신선한 생맥주와 디저트로 주말이면 늘 만석이다. 공원에서 내려오면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숲속의 미녀’ ‘빨간 모자’ ‘백설공주’ 등 세계적인 동화 작가로 유명한 그림형제 박물관도 있다. 카셀 도심에는 150만㎡에 달하는 주립공원도 펼쳐져 있다. 풀다 강변을 따라 1785년 조경 정원으로 설계됐다. 바로크 양식으로 양쪽 넓게 인공 수로가 펼쳐져 있어 한낮의 더위를 식히기에 좋다.
카셀=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