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2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뒀다. 작년 4분기 출시한 리니지W의 신작 효과가 감소한 탓이다. 리니지W의 유럽 및 북미 시장 출시와 차기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쓰론 앤 리버티(TL)’의 출시 시점이 모두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하반기 실적도 불투명하다.
리니지W 약발 떨어진 엔씨…신작 미뤄지며 하반기도 '깜깜'
엔씨소프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293억원, 영업이익은 123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9% 늘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0%, 50% 감소했다. 증권가 전망치 평균(매출 6384억원, 영업이익 1419억원)도 밑돌았다.

작년 11월 4일 출시한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의 신작 효과가 떨어지면서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리니지W는 출시 열흘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면서 작년 11, 12월에만 3576억원을 벌어들였다. 올해 1분기에도 373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주도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22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가량 줄었다. 주력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M 역시 9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지역별 매출은 한국 4088억원, 아시아 1446억원, 북미 및 유럽 399억원이다. 여전히 한국 매출이 7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차츰 커지고 있다. 북미 및 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다.

영업비용은 50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인건비는 2066억원으로 같은 기간 11%, 마케팅비도 599억원으로 8% 늘었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신규 게임 출시보다는 기존 게임 업데이트를 통해 실적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MMORPG의 경우 업데이트를 통해 캐릭터, 구역 등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면 게임을 쉬었던 유저들이 복귀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리니지M은 지난 6월 진행된 5주년 업데이트 효과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2% 늘어난 141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초 4분기로 계획된 리니지W의 북미와 유럽 시장 출시 계획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연내 시장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리니지W는 다른 게임들과 비슷한 하향 안정화가 진행 중이지만 하루 사용자, 트래픽 등 지표가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하반기에도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2M 역시 4분기 3주년 업데이트를 통한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씨소프트가 주력하고 있는 대작 ‘TL’은 출시 시점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늦춰졌다. 이 실장은 “가장 좋은 타이밍이 언제인지, 가장 좋은 파트너가 누구인지 전략적 측면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이번주 직원 300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사내 테스트를 했고,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 밖에도 배틀로얄 게임 ‘프로젝트 R’,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프로젝트 M’, 수집형 RPG 게임 ‘BSS’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리니지W의 매출 감소와 TL 출시 연기가 알려지면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엔씨소프트 주식은 전일(40만5000원)보다 4.94% 하락한 38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