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팥범벅, 된장보리죽 등 사찰에서 먹을 수 있는 전통 채식을 간편식으로 집에서 먹을 수 있게 됐다. 오뚜기는 전통 채식 식당 ‘두수고방’과 함께 채식 재료만을 사용한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출시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두수고방은 사찰음식 대가 정관 스님의 제자 오경순 셰프가 운영하는 채식 식당이다. 2019년 7월 경기 수원 ‘앨리웨이 광교’에 문을 열었다. 수제 발효장을 기반으로 절기별로 순환하는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식당으로 유명하다.

오뚜기는 이번 협업을 통해 대형 식품업체가 진출하지 않은 전통 채식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팥, 들깨, 버섯 등 다양한 원료로 한식형 채식의 장점을 살린 ‘두수고방 컵밥’ 4종, ‘두수고방 죽’ 4종 총 8종을 선보인다. 죽 4종은 공식몰인 오뚜기몰과 마켓컬리에서 구매할 수 있다. 컵밥은 9월 출시 예정이다.

기존 컵밥은 닭고기, 햄 등 육류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이 대다수다. 오뚜기가 내놓는 컵밥은 산나물 비빔밥, 버섯들깨 미역국밥, 시래기 된장국밥, 모둠버섯밥이다. 취나물, 곤드레, 고사리, 해방풍나물, 시래기, 각종 버섯, 들기름 등을 사용했다. 죽 역시 소고기야채죽이나 참치죽 등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메뉴가 아니다. 수수팥범벅, 들깨버섯죽, 된장보리죽, 흑임자죽같이 생소하지만 예로부터 각 지역 사찰에서 먹던 죽을 간편식으로 개발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건강한 음식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원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전통 채식에 도전했다”며 “간편식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의 맛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메뉴 선정부터, 재료, 조리법까지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