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무더위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 고공행진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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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에너지 수급난이 폭염으로 심화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은 전 장보다 1.34% 상승한 MWh(메가와트시)당 208.11유로에 장을 마쳤다. 두 달 전인 지난 6월 대비 149.5% 급등했다. 1년 전 대비로는 353.69% 높은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인 지난 3월 초 기록한 연중 최고가(227.2유로)와 차이를 좁히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든 상태에서 겨울을 대비하기도 전 폭염으로 위기가 닥치면서 가격이 치솟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EU의 대러 제재에 맞서 노르트스트림 송유관을 통한 가스 송출량을 기존 용량의 20% 이하로 줄인 상태다. 유럽은 최근 기록적인 무더위로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부터 스페인과 프랑스, 포르투갈 등과 영국 일부 지역은 기온이 40℃를 넘으며 사상자가 다수 나오고 있다. 포르투갈에서는 1000명 이상이 폭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는 지구의 7월 기온이 가장 높았던 3개 해 중 하나”라며 “스페인은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너지 대란을 우려한 유럽 국가들은 소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은 에어컨 온도를 27℃ 이상으로 유지하라는 온도 제한 정책을 발표했다. 상점과 사무실 등은 저녁 10시 이후 불을 끄게 했다. 독일 뮌헨은 신호등 불도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제외하고 끄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도 내놨다. IEA는 “유럽은 기록적인 무더위로 전기 수요가 급증했지만 천연가스 가격은 높고 공급이 부족해 대체재인 원유 수요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