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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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시장의 작동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수요와 공급을 따로 나눠 살펴봤는데 현실에서의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작동한다. 상품시장에서는 상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상품 가격과 거래량이 결정되고 노동시장에서는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노동의 가격인 임금과 고용량이 결정된다.

균형(equilibrium)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이 변동되지 않고 일정 기간 유지된다면 이 가격과 거래량을 시장균형가격과 시장균형거래량이라 부르거나 시장이라는 단어를 빼고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라고 부른다. 균형이라는 표현은 경제학을 공부할 때 아주 많이 접하게 되는 용어로, 경제학에서뿐만 아니라 사화과학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용어다.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어야 경제현상이나 사회현상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균형이라는 용어가 경제학과 사회과학과 같은 학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되는 경우 영어의 ‘equilibrium’보다는 ‘balance’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equilibrium이 객관적인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데 비해 balance는 다소 주관적인 평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equilibrium을 번역한 균형은 상반된 힘이 맞아떨어져서 힘이 작용하고 있음에도 겉으로는 변화가 없어 보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줄다리기를 예로 들어 이런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 양쪽에서 줄을 잡아당기는 힘이 균등하면 힘을 주고 있음에도 줄이 움직이지 않는데, 이런 상황을 균형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균형인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균형 상황에서 다른 사건이 발생하면 현재의 균형 상황은 사라지고 새로운 균형이 나타난다. 이처럼 현재의 균형 상태를 변화시키는 요인을 교란 요인이라고 부른다.

균형가격과 균형산출량

균형가격은 개별 소비자의 수요량 합인 시장 수요량과 개별 기업의 공급량 합인 시장 공급량을 일치시키는 가격으로, 여기서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수요량과 공급량이 일치되므로 초과수요나 초과공급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상품이 거래된다. 균형거래량은 균형가격에서의 거래량으로, 수요량과 공급량과 일치한다.

[그림 1]
[그림 1]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이용해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에 대해 설명하면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교차하는 곳에서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 결정된다. 오른쪽 [그림1] 그래프를 보면 균형가격보다 높은 가격에서 거래가 발생하면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많은 상태로 초과공급이 생기므로 가격은 하락할 것이고, 반대로 균형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가 발생하면 수요량이 공급량보다 많은 상태가 되어 초과수요가 생겨 가격은 오를 것이다. 실제로 시장가격은 언제나 균형가격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균형가격보다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가격들은 균형가격이 아니므로 오래 지속되지 않고 계속 변해 결국 균형가격으로 수렴하고, 균형가격에 도달하면 교란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 유지된다.

균형의 변동

앞서 언급했듯이 균형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교란 요인이 없는 경우에만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므로 교란 요인이 발생하면 새로운 균형으로 변한다. 시장에서 초과공급이나 초과수요가 없는 균형 상태라면 다른 교란 요인이 생기지 않는 이상 그 가격과 거래량은 그대로 유지된다.
[경제학 원론 산책] 수요·공급 상호작용 통해 균형가격과 균형산출량 결정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은 상품의 수요나 공급에 변화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수요곡선이나 공급곡선을 이동시키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소득이 증가해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면 수요곡선은 우측으로 이동하고,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은 상승하게 된다. 상품을 생산하는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한다면 공급이 줄어 공급곡선은 좌측으로 이동하고 균형가격은 상승하지만 균형거래량은 감소하게 된다. 이 역시 그래프를 이용해 설명하면 아래와 같은데, 왼쪽 [그림2]의 그래프는 수요가 증가해 균형가격과 균형거래량이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오른쪽의 [그림3] 그래프는 공급이 감소해 균형가격은 상승하지만 균형거래량은 감소하는 상황을 나타낸다.

기억해주세요

김형진 서울대 경영학과 강사
김형진 서울대 경영학과 강사
균형이라는 용어가 경제학과 사회과학과 같은 학문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되는 경우 영어의 ‘equilibrium’보다는 ‘balance’의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equilibrium이 객관적인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데 비해 balance는 다소 주관적인 평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equilibrium을 번역한 균형은 상반된 힘이 맞아떨어져서 힘이 작용하고 있음에도 겉으로는 변화가 없어 보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줄다리기를 예로 들어 이런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 양쪽에서 줄을 잡아당기는 힘이 균등하면 힘을 주고 있음에도 줄이 움직이지 않는데, 이런 상황을 균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