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원전생태계 복구 핵심은 기술·금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탈원전 정책 바로잡으려면
미래 원전 기술·인력 확보하고
취약한 금융조달 능력 키워야
최기련 아주대 에너지학과 명예교수
미래 원전 기술·인력 확보하고
취약한 금융조달 능력 키워야
최기련 아주대 에너지학과 명예교수
탈(脫)원전정책 폐기가 윤석열 정부 에너지정책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당연한 일이고, 복(復)원전정책으로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필자의 4년 전 연구에 의하면 지난 정부 원전정책 폐기는 연 2조원 이상의 긍정적 효과가 검증됐다. 특히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미 해외 원전 공동 진출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이런 도약을 위해서는 관련 기술 전(全) 주기에 대한 한국의 통제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솔직히 우리는 민감한 핵심 기술을 통제하는 능력은 아예 없거나 제한적이다. 그 대신 미국 등이 우리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기자재 제작, 조달, 건설 부문과 완공 후 유지·보수 분야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상류 부문(원천기술 개발 및 통제, 해외시장 개척, 금융, 핵연료 조달) 경쟁력에 의존하는 호혜적 보완관계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당초 미국이 지원한 프랑스와 일본이 독자 추진을 선택하고, 최근 신규 건설이 부진한 것도 한국의 입지 구축에 도움이 됐다. 한국 정부는 지속적인 원전 건설을 통해 ‘예산 범위 내 적기 완공’이라는 우리 고유 원전 경쟁력 확보에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전체 발전량의 40% 수준을 원전에 우선 배정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비교적 충분했고 미국 스리마일, 일본 후쿠시마 등 원전 사고의 악영향도 국내 파급을 적극 차단했다. 원전기기 및 부품산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도 계속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기 조립 및 시공능력 확보가 가능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이 그 산물이다. 건설단가는 중국보다 낮고 선진 경쟁국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장기 특혜 성장은 항상 비효율을 동반한다. 국민을 실망시킨 각종 원전 사고와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니 대부분 건설 관련자인 원전 추진 주체들은 원전 ‘마피아’라는 비난을 아직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요즈음 시류에 편승해 잃었던 영향력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원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원전사업 특성상 현 정부 임기 내에 대폭적 비중 상승이 불가능하고, 장기 합리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또 다른 정치이념 창출을 시도하는 셈이다. 미국도 우리 인력 문제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한·미 원전 협력 초기부터 주요 현안 과제로 논의했다.
우리 경수로 기술의 예상수명은 길지 않다. 미국 등에서 소형·모듈형 원자로를 완전 상용화하기 전인 향후 30년쯤으로 본다. 여기다 신재생전력 기술혁신이 가파르다. 더욱이 우리는 원전 수출에 필수적인 금융조달 능력이 부족하다. 결정적 약점이다. UAE 원전 수출은 지급보증능력 부족으로 최종계약이 5년쯤 지연됐다. 한국 대신 UAE 재무부가 자국 원전회사에 지급보증했다. 그 대가를 치르고 나니 수출 이득은 거의 반토막 나고 장기 운전·보수 수익도 불명확하다. 향후 원전 수출 위험이 상상외로 커질 수 있다. ‘남지 않는’ 원전 수출일 수도 있다. 특히 사회주의 원전수출국(러시아, 중국)과의 수출 경쟁에서 미국 등 서방원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우리의 기여능력 확충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냉정한 동맹국 탈락이 불가피하다.
결국 향후 원전 수출의 관건은 미래 원전기술 확보와 원활한 금융조달 능력이다. 그런데 이 두 부문은 우리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우리 인력자원을 통해 경쟁 선진국도 범접하지 못할 기자재 제작-조달-건설 부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이를 보완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재료, 자동화, 시스템설계 전문가를 보완하고 그들에게 주도권을 부여하는 추진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일부나마 정치화한 기존 인력 참여에는 신중해야 한다. 한·미 원전동맹 내실화 계기를 재점검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부문 과제 중 하나는 인력 보완과 교체를 통한 원전정책 완성이다.
그러나 이런 도약을 위해서는 관련 기술 전(全) 주기에 대한 한국의 통제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솔직히 우리는 민감한 핵심 기술을 통제하는 능력은 아예 없거나 제한적이다. 그 대신 미국 등이 우리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기자재 제작, 조달, 건설 부문과 완공 후 유지·보수 분야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상류 부문(원천기술 개발 및 통제, 해외시장 개척, 금융, 핵연료 조달) 경쟁력에 의존하는 호혜적 보완관계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당초 미국이 지원한 프랑스와 일본이 독자 추진을 선택하고, 최근 신규 건설이 부진한 것도 한국의 입지 구축에 도움이 됐다. 한국 정부는 지속적인 원전 건설을 통해 ‘예산 범위 내 적기 완공’이라는 우리 고유 원전 경쟁력 확보에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전체 발전량의 40% 수준을 원전에 우선 배정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비교적 충분했고 미국 스리마일, 일본 후쿠시마 등 원전 사고의 악영향도 국내 파급을 적극 차단했다. 원전기기 및 부품산업에 대한 전략적 지원도 계속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기기 조립 및 시공능력 확보가 가능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이 그 산물이다. 건설단가는 중국보다 낮고 선진 경쟁국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장기 특혜 성장은 항상 비효율을 동반한다. 국민을 실망시킨 각종 원전 사고와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니 대부분 건설 관련자인 원전 추진 주체들은 원전 ‘마피아’라는 비난을 아직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요즈음 시류에 편승해 잃었던 영향력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원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원전사업 특성상 현 정부 임기 내에 대폭적 비중 상승이 불가능하고, 장기 합리화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또 다른 정치이념 창출을 시도하는 셈이다. 미국도 우리 인력 문제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 한·미 원전 협력 초기부터 주요 현안 과제로 논의했다.
우리 경수로 기술의 예상수명은 길지 않다. 미국 등에서 소형·모듈형 원자로를 완전 상용화하기 전인 향후 30년쯤으로 본다. 여기다 신재생전력 기술혁신이 가파르다. 더욱이 우리는 원전 수출에 필수적인 금융조달 능력이 부족하다. 결정적 약점이다. UAE 원전 수출은 지급보증능력 부족으로 최종계약이 5년쯤 지연됐다. 한국 대신 UAE 재무부가 자국 원전회사에 지급보증했다. 그 대가를 치르고 나니 수출 이득은 거의 반토막 나고 장기 운전·보수 수익도 불명확하다. 향후 원전 수출 위험이 상상외로 커질 수 있다. ‘남지 않는’ 원전 수출일 수도 있다. 특히 사회주의 원전수출국(러시아, 중국)과의 수출 경쟁에서 미국 등 서방원전 경쟁력 제고를 위한 우리의 기여능력 확충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냉정한 동맹국 탈락이 불가피하다.
결국 향후 원전 수출의 관건은 미래 원전기술 확보와 원활한 금융조달 능력이다. 그런데 이 두 부문은 우리의 가장 큰 취약점이다. 우리 인력자원을 통해 경쟁 선진국도 범접하지 못할 기자재 제작-조달-건설 부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이를 보완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재료, 자동화, 시스템설계 전문가를 보완하고 그들에게 주도권을 부여하는 추진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일부나마 정치화한 기존 인력 참여에는 신중해야 한다. 한·미 원전동맹 내실화 계기를 재점검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부문 과제 중 하나는 인력 보완과 교체를 통한 원전정책 완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