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입맞춤 신용구 "하루 빨리 2승 하고 싶다"
14일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오픈 최종일 연장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이룬 캐나다 교포 신용구(31)는 우승 직후 TV 카메라 앞에서 아내와 입을 맞췄다.

지난해 11월 결혼해 아직 신혼이라는 신용구에게는 어느 때보다 달콤한 입맞춤이었다.

신용구는 "뒤늦게 큰 결혼 선물을 했다"면서 "마침 모레가 아내와 만난 지 7년째 되는 날"이라며 기뻐했다.

공부하러 세 살 때 캐나다로 이주한 신용구는 열세 살 때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캐나다에서 취미 삼아 해보라는 부친의 권유 덕분이었다.

"선수가 될 생각은 없었다"는 신용구는 실력이 붙자 골프 특기생으로 미국 뉴멕시코주립대에 입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 콘페리투어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 골프 선수의 길은 험난했다.

그는 "눈물 젖은 빵을 먹을 만큼 먹었다.

너무 고생스러웠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캐나다 매킨지투어와 PGA 차이나투어 등을 전전하며 프로 골퍼의 꿈을 키우던 그는 2015년 차이나투어 우한오픈 우승으로 반짝했다.

그는 2018년 부모의 권유를 받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16위로 2019년 투어카드를 손에 넣은 신용구는 지난해 상금랭킹 21위(2억793만원)에 올라 가능성을 확인했다.

신용구는 "미국에서 뛸 때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언샷이 장기다.

특히 벤트 잔디 페어웨이에서 치는 아이언샷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우성종합건설 오픈이 열린 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는 벤트 잔디로 페어웨이를 깔았다.

신용구는 "좋아하고 익숙한 잔디라서 아이언을 칠 때 편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선두에 2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선 그는 "5언더파를 치면 연장전은 가겠다"고 생각했다.

썩 경기력이 자신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차근차근 풀어나간 게 우승까지 이어졌다"는 그는 "15번 홀에서 순위표를 보니 선두에 1타 뒤졌더라. 2타만 더 줄이면 우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6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그는 18번 홀(파4)에서 3m 버디 기회를 놓쳤다.

"애매한 라인이라서 스트로크를 자신 있게 못했다"는 그는 두 번째 연장에서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라인이 보였다.

퍼트하기 전에 들어갈 줄 알았다"는 그는 "스트로크를 자신 있게 했다.

들어가는 걸 보고 '이제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하루빨리 우승하고 싶었다"는 신용구는 " 두 번째 우승 빨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상금이 많고 벤트 잔디 코스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면서 "꾸준히 잘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최선을 다하면서 다음 단계를 바라보겠다"고 덧붙였다.

"언젠가는 미국 무대에 다시 도전하겠다"면서도 신용구는 "우선은 한국에서 5위 안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분간 코리안투어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