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 사진=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 사진=연합뉴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홈플러스의 '당당치킨'과 관련해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치킨이나 '박리다매' 패스트푸드인 점은 같은데, 왜 가격에 큰 차이가 나는지 깨닫는 일은 한국 치킨 산업의 민낯을 확인하는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황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홈플러스 당당치킨 등 대형마트가 내는 치킨이 싼 판매가에도 돈이 남는다고 한다. 적게 남기고 많이 팔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프랜차이즈도 박리다매를 위해 창안된 경영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박리다매의 강점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사업 분야인데, 프랜차이즈 치킨은 패스트푸드"라며 "본사가 공급하는 재료와 조리법대로 하면 집에서 밥 한 번 안 해본 아르바이트생도 치킨을 맛있게 튀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수 가맹점포를 기반으로 한 구매력으로 본사가 값싸게 원자재를 확보해 가맹점포에 납품하면 비숙련의 값싼 노동력으로 치킨을 튀게 값싸게 소비자에게 판매하도록 짜인 게 프랜차이즈 산업"이라고 했다.

황 씨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선 박리다매가 맞다"며 "그런데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포 입장에선 박리다매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인 혹은 2인이 운영하는 영세 치킨집은 박리다매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전 세계 맥도날드보다 많다는 한국의 '초 영세' 치킨집은 치킨공화국의 자랑거리가 아니라 그렇게라도 먹고살 수밖에 없는 한국 서민의 비극적 상황을 드러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치킨 산업 변천사를 보는 일은 버겁다"며 "약육강식의 비열하고 뻔뻔한 자본주의가 관철되는 현장은 지옥도를 보는 듯하다. 비판과 성찰이 있어야 다 같이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홈플러스
사진=홈플러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6월 30일부터 당당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당일 제조, 당일 판매한다고 해서 '당당'이라고 이름 지은 이 상품은 프라이드 기준 1마리 6990원, 2마리에 9900원으로,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누적 판매량만 32만마리를 돌파했다.

한상인 홈플러스 메뉴 개발총괄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치킨을 팔아도) 안 남는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된다. 6990원에 팔아도 남는다"고 말해,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논란이 가중됐다. BHC와 제너시스BBQ, 교촌에프앤비 등 치킨 3사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소비자가격을 인상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