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유가는 떨어졌지만, 뉴욕증시는 되레 상승했다. 월가는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던 월마트의 2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 중국 경제 둔화 우려에도 美 나스닥 0.62%↑

뉴욕증시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도 거침 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15일(현지) 다우존스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51.39포인트(0.45%) 상승한 3만3912.4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6.99포인트(0.40%) 오른 4297.14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80.87포인트(0.62%) 상승한 1만3128.05에 거래를 끝냈다.

장 초반엔 하락세로 출발했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의 여파 탓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오전에는 중국의 깜짝 금리 인하와 경제지표 부진에 주목했다. 통상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은 뉴욕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왔지만 이날 오전에는 주가지수를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 후반 반등이 이어졌다. 최근 주식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다. 다우지수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테슬라가 전거래일보다 3% 이상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 누적 생산량이 300만대를 돌파했다고 언급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스냅 역시 5% 이상 올랐고 엔비디아는 1%대 상승했다.

시장에선 저점대비 20% 이상 상승한 나스닥을 두고 새로운 강세장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내 증시도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둔화 속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주요 증시 연속 상승 등 휴장기간 동안 미반영된 대외 호재성 재료를 소화하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반등 이후 단기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과정에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됨에 따라 증시 상단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격적인 주식 비중 확대보다는 분할매수를 통한 비중 확대가 적절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휴장기간 중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1310원대에 진입했다는 점을 고려할때 최근 환율 효과를 중심으로 유입됐던 일부 외국계 자금의 금일 순매수 강도는 단기적으로 약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국제유가, 中 경제 우려에 6개월만에 최저…WTI 2.9%↓

국제유가는 15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의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 속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9%(2.68달러) 떨어진 89.4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87달러 선이 무너지며 지난 2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로 부진했다는 결과가 잇따라 발표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해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3%를 하회했고, 7월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쳐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5%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원유 시장에서 중국발(發) 수요 침체 우려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이란 핵합의 재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도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이란산 원유가 국제 시장에 복귀하면 공급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값도 중국의 경제 부진과 미국 달러화 강세 속에 온스당 1800달러 선을 내줬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17.40달러) 내린 1798.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 美 Fed의 '속내' 곧 드러난다


15일(현지시간) 나온 미국 경제지표는 별로 긍정적이지 않았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은 8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31.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월치 11.1에서 42.4포인트 급감한 것이다. 하락폭은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8월 주택시장지수가 4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월치인 55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인 54를 크게 밑돌았다.

8월 지수는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하락했다. 지수가 50을 밑돌면 주택 건축업체들이 주택 건설 환경이 나빠진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6일 7월 산업생산 지표를 내놓는다. 전달 대비 0.3% 증가할 전망이다. 6월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0.2% 감소했었다. 산업생산 지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뉴욕증시는 17일 발표하는 7월 소매판매 지표에 반응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월가는 전달보다 0.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1% 증가)보다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높은 수치로 나올 경우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같은 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도 나온다. 이번 회의록을 통해 Fed가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에 대한 '속내'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금리 인상 속도 뿐만 아니라 향후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인식까지 엿볼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은 점도표보다 금리인상 정점을 낮게 보고 있는데,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둔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한다면 증시는 다소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술적 반등 국면에서 속도조절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통 쇼크' 월마트 2분기 실적은?

증시 개장전 꼭 알아야 할 5가지
월가에선 이날 발표를 앞둔 월마트, 홈디포 등 주요 대형 유통업체들의 실적을 주목하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 5월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달엔 2분기 및 올해 연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와 코스피지수가 모두 크게 출렁였다.

이번 월마트의 2분기 실적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한 충격의 흔적이 다시 확인되면 뉴욕증시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증권가도 월마트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마트의 2분기 매출액은 1509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당 순이익(EPS)은 같은 기간 8.5% 줄어든 1.62달러에 그칠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그룹에 따르면 월마트는 최근 9차례 실적을 발표한 이후 7차례나 주가가 떨어졌다.

■ 尹 정부 주택 ‘250만+α(알파)’ 공급 발표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첫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16일 내놓는다.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250만 가구(매년 50만가구) 이상을 실수요자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방안이다.

이번 공급대책은 민간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역세권 등지를 중심으로 용적률을 500% 이상으로 높여 공급물량을 확대하고, 정비사업에 '통합심의'를 도입해 공급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청년 원가 주택과 역세권 첫 집 주택 공급 방안도 이번 대책에서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도심에 대한 주택공급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공공이 아닌 민간 주도의 주택사업에도 각종 특례를 부여하는 '민간제안 도심복합 사업' 도입 방안도 발표될 전망이다.

민간 부문에서 재건축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 개선안도 이번 대책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로 내년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됐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 계획도 이번 공급대책에 포함될 전망이다.

같은날 공정거래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정위의 주요 업무와 추진과제 등을 중심으로 업무보고를 한다. 재계는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 때 공정위가 내놓을 규제 혁신 과제와 강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재벌 저승사자'로 불렸던 공정위가 이번 정부에서는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규제 혁신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10일에는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의 친족 범위를 기존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되 사실혼 배우자를 포함하는 등 제도 합리화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