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빚을 줄이거나 수익을 늘리는 등 재무 상황을 개선한 공공기관의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더 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바꿀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이행 여부를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공기관 개혁이 구호로만 그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번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 방향을 공개한다. 구체적인 경영평가 지표는 다음달 발표한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평가 때부터 새 지표를 적용할 계획인데, 공공기관들이 바뀐 지표에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해 최종안 발표 전에 방향성과 취지 등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새 평가 지표는 재무성과 관련 배점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배점은 상대적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조정된다. 현재 경영평가 점수 100점 중 5점(준정부기관은 2점)이 배정돼 있는 ‘재무예산 운영·성과’ 지표 배점은 2배 이상 늘릴 가능성이 크다. 부채 비율, 총자산회전율, 영업이익률, 이자보상비율 등이 이 지표에 포함된다. 재무건전성 유지와 부채 감축을 위한 노력과 성과도 평가 대상이 된다.

문재인 정부 때 신설돼 25점까지 배점이 높아진 사회적 가치 관련 비중은 낮아질 전망이다. 이 지표는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 통합, 안전·환경, 상생협력·지역발전, 윤리경영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취지가 일정 수준 달성된 지표를 조사해 해당 지표의 배점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공기관이 마련하고 있는 혁신계획 이행 여부도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에는 2023년도 정원 감축과 간부직 비율 축소 등이 담겼다. 올 하반기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 예산 10% 이상 절감과 임직원 보수 재조정, 고유 기능과 관련 없는 자산·보유 주식 매각 등도 포함됐다. 정부는 또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 지급 방식도 정비하기로 했다. 재무 상황을 개선한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보상하겠다는 취지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지정 기준도 개편한다. 현재 130개에 달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수를 줄이고 기타공공기관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기재부가 경영평가와 감독을 담당하고, 기타공공기관은 주무부처에 관련 권한이 주어진다. 기재부가 전체 공공기관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각 기관을 가장 잘 아는 주무부처가 책임지고 관리하라는 취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