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발광다이오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서울반도체가 유럽 대형 유통업체를 상대로 한 LED 특허소송에서 승소했다. 특허를 침해한 유럽 스마트폰 브랜드 A사 제품에는 전량 회수(리콜) 및 판매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번 특허소송 승리로 서울반도체는 2003년 이후 99차례 소송에서 모두 이기는 기록도 세웠다.
특허 침해 칼 빼든 서울반도체…글로벌 기업 상대로 99전 99승
서울반도체는 유럽 4위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독일 콘라드일렉트로닉을 상대로 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독일 만하임지방법원은 콘라드일렉트로닉에 특허를 침해한 스마트폰의 판매를 멈추고 전량 회수하라고 판결했다. 만하임법원이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한 부품은 스마트폰용 플래시 LED다. 이 부품은 빛을 더 밝게 구현하는 서울반도체의 독자적인 LED 광추출 기술이 적용됐다. 서울반도체는 5년 전 이 기술에 대해 독일에서 제기한 다른 소송에서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원천특허를 인정받았다.

이번 특허 소송에서 이기면서 서울반도체와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는 2003년 이후 99차례 소송에서 100% 승리하는 기록을 세웠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처럼 특허 소송전에서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바이오시스는 지난 5월에도 네덜란드 무역회사 FTHMM을 상대로 한 특허 소송에서 이겼다.

최근 4년간 유럽 내 판매금지 및 제품 회수 판결을 받은 것만 7건이다. 4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연방법원이 서울바이오시스의 LED 특허를 침해한 가전제품에 영구 판매금지 조처를 내렸다.

LED가 광원으로서 존재감을 키워가면서 특허소송 대상도 조명, 생활가전, 스마트폰, 자동차 등 전방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LED 기술이 진화하면서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LED가 빠르게 일상을 파고들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레즈와 와이캅이 좋은 예다. 서울바이오시스가 개발한 자외선(UV) LED 기술인 바이오레즈는 살균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한국 미국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가전기업의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와이캅은 중간 기판 없이 LED 칩을 인쇄회로기판에 바로 연결하는 기술로 최근 인기 있는 미니 LED TV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런 혁신 기술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조명 가전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 빠지지 않고 적용되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세계 3위 LED 기업으로 20여 년 동안 연구개발(R&D)에 1조원 넘게 투자해 핵심 특허 1만8000여 개를 확보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제조사뿐 아니라 유통사도 완제품에 사용된 부품이 특허를 침해했는지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한다”며 “특허 침해 시도를 뿌리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