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디언트바이오 “다국적社와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계약, 연내 목표”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는 신약개발 및 정밀의료 연구에 활용됩니다. 이르면 연내 체결을 목표로 다국적 제약사와 정밀의료 공동연구 계약을 논의 중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만난 이진근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대표는 “다수의 계약을 성사시켜 내년까지 견고한 매출 구조를 갖출 것”이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는 2017년 4월 모회사인 그래디언트(옛 인터파크)의 부속 연구소에서 출발했다. 그래디언트는 2020년 부속 연구소를 바이오 사업을 전담하는 인터파크 바이오컨버전스로 분사했다. 이후 인터파크 바이오컨버전스는 지난 4월 오가노이드 사업 부문을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로 인적 분할했다. 항암제 개발 사업 부문을 남겨 둔 인터파크 바이오컨버전스는 사명을 테라펙스로 바꿨다.

바이오 사업개발 전문가인 이진근 대표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파트장, 동아에스티 신사업기획팀장 및 휴젤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2020년 6월에 인터파크 바이오컨버전스 연구소장으로 합류했다.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400여종 구축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는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구축하고 신약개발 및 정밀의료 등에 활용하는 기업이다.

세브란스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 등과 협력해 폐암 위암 대장암 환자의 암조직 및 정상조직을 확보했다. 이를 생체 지지체(스캐폴드)에 배양시키면 생체와 유사한 오가노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환자별 유전자 특성, 치료 이력 등이 구분된 400여종의 오가노이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400여종은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오가노이드에 대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결과도 보유하고 있어,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정밀의료 연구는 특정한 암 환경에서 항암제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것이다. 약물 반응성 검사는 고객사의 약물을 받아서 수행하는 용역 혹은 공동 연구 형태로 진행 중이다. 종양미세환경(TME) 모사 플랫폼 및 칩 형태의 오가노이드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신약개발 연구의 초기 단계인 표적 발굴(target discovery)에서도 오가노이드를 활용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에 대한 NGS 분석 등을 근거로 표적을 발굴하고 유효성을 검증한다. 오가노이드에서 표적과 관련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리보핵산(RNA)을 조절해 치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표적 검증 이후 단계인 유효물질 도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발굴 등은 다른 협력사들이 맡아 진행한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는 표적 검증 단계에서 기술이전하거나 협력사와 공동 발굴한 물질을 기술이전한다는 계획이다. 공동 발굴한 물질에 대한 첫 기술이전 성과는 내년 말께 나타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오가노이드 제작에 필요한 스캐폴드 및 성장인자 등 배양용 소재 및 기술도 판매한다. 지난 4월에 스캐폴드 제작 관련 특허를 국내 바이오벤처인 에드믹바이오에 기술이전했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는 현재 여러 건의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배양용 소재에 대한 추가 기술이전 계약 1건을 연내 체결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정밀의료 공동 연구 계약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 늦으면 내년 초 계약 체결을 목표하고 있다.

이진근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인체 환경과 유사하면서도 생체 외에서 배양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며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기반으로 견고한 사업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의 지분은 그래디언트가 51%, 아이마켓코리아가 49%를 가지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그래디언트의 자회사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