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감성 충만한 브래드 피트의 열차 액션…'불릿 트레인'
간만에 본업에 복귀한 킬러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 분)는 늘 불운을 달고 살아왔다.

행운의 상징 무당벌레(ladybug)에서 따 온 새 암호명과는 상반된다.

임무는 교토행 초고속 열차에서 거액이 든 가방을 가지고 내리는 것. 간단한 일이지만 레이디버그는 불안함을 지우지 못한다.

자신이 가진 특유의 불운 때문에 일이 좀처럼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레이디버그의 우려대로 그가 열차에서 내리려 할 때마다 전 세계의 킬러들이 하나씩 앞을 가로막으며 계획은 계속 틀어지기만 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열차에 올라탄 킬러 울프(배드 버니)의 습격, 2인조 킬러 레몬(브라이언 타이리 헨리)·탄제린(에런 테일러 존슨)의 오해에 이어 세계 최대 범죄조직 보스 '백의 사신'(마이클 섀년)과 얽히기까지. 계속되는 위기 상황 속에서 그는 무사히 임무 수행을 마칠 수 있을까.

B급 감성 충만한 브래드 피트의 열차 액션…'불릿 트레인'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불릿 트레인'은 킬러 레이디버그가 일본의 초고속 열차에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일본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마리아비틀'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소설 속 인물들의 개성을 살려내면서도 B급 감성으로 무장해 차별화를 꾀했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펼쳐지는 화려한 오락 액션은 영화 '킹스맨'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곳곳에 배치된 데이비드 리치 감독의 유머 코드는 그의 전작 '데드풀 2'(2018)을 떠올리게 한다.

쉬는 동안 상담을 통해 마음을 수련해 온 레이디버그가 벌이는 일장 연설, 만담 콤비 같은 레몬과 탄제린의 대화 등 곳곳에 배치된 유머는 웃음을 준다.

무엇보다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작품의 제목이자 주 배경인 열차다.

'불릿 트레인'은 일본의 초고속 열차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킬러 간의 싸움을 그린다는 점에서 '총알(Bullet)이 난무하는 열차(train)'라는 의미도 갖는다.

B급 감성 충만한 브래드 피트의 열차 액션…'불릿 트레인'
역마다 주어지는 1분이라는 정차 시간, 고요함을 유지해야 하는 정숙 칸, 열차를 오가며 승객을 살피는 검표원과 승무원 등 공간의 특성을 십분 살린 액션은 박진감과 재미를 더하며 오락 영화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스턴트맨 출신 감독이 연출한 만큼 액션 시퀀스의 짜임새는 정교하면서도 리듬감을 잃지 않는다.

브래드 피트는 평화주의자가 된 킬러 레이디버그의 엉뚱한 모습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킬러 역을 맡았던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2005)가 개봉한 지 1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무자비한 악당으로 변신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키싱 부스' 주인공 조이 킹의 색다른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다만 600쪽에 달하는 원작 속 다양한 인물의 서사를 모두 담으려다 보니 전개가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도 준다.

24일 개봉. 126분. 청소년 관람 불가.

B급 감성 충만한 브래드 피트의 열차 액션…'불릿 트레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