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거부권 활용해 미국 F-16 도입도 추진
튀르키예, 미국 반대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2차분 계약
튀르키예가 러시아로부터 S-400 지대공 미사일의 2차분 물량을 납품받기로 계약했다고 타스 통신이 러시아 군 관계자를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400은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같은 러시아제 지대공 요격미사일로, 특히 미국의 F-35 전투기나 B-2 전략폭격기 등 스텔스기를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2019년 러시아로부터 S-400 지대공 미사일의 초도 물량을 구매한 바 있다.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계약을 반대한 미국은 튀르키예에 F-35 판매 금지를 결정했다.

이후 튀르키예는 F-35 대신 F-16 40대와 기존 전투기 현대화 키트 80개 구매를 요청했으나 미국은 답변을 미뤄왔다.

그러다 최근 핀란드와 스웨덴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나토 가입을 신청하자 튀르키예는 기존 회원국 만장일치라는 가입 조건을 지렛대 삼아 협상을 벌였다.

결국 튀르키예는 자국이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페토(FETO·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 관련자들의 송환을 조건으로 두 나라의 나토 가입에 찬성했다.

미국으로부터는 F-16 전투기 구매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받아냈다.

전통적으로 서방과 반서방 사이의 중간적 입장을 활용해온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런 전략을 극대화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무기를 판매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 곡물수출 협상을 중재했다.

전쟁이 지속되고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줄타기' 외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